[라커룸 엿보기]농구팬 내모는 판정시비

  • 입력 2003년 3월 10일 17시 56분


‘봄의 잔치’라는 포스트시즌이 판정 시비로 얼룩졌다.

삼성생명 박인규 감독은 10일 우리은행과의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두차례 테크니컬파울을 받고 퇴장당했다. 레이업슛을 쏘던 이미선이 상대 수비수와 부딪쳐 쓰러지자 코트 안으로 들어갔다가 첫 번째 ‘휘슬’을 받았고 전반 막판에 다시 심판이 반칙을 지적하지 않는다며 “파울”이라고 외쳤다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기 전부터 박 감독은 심판에 대해 불신감을 드러냈다. 우리은행에게 정규리그에서 4전 전패를 당한 것도 ‘보이지 않는 손’ 때문이라고 주장한 그다. 우리은행과의 정규리그 4차전 때는 심판 판정에 문제가 있다며 주전을 모두 빼는 무성의한 경기를 했다가 100만원의 벌금까지 냈다.

이런 불신감은 결국 지나친 항의로 이어졌고 끝내 코트에서 쫓겨나는 불상사를 빚었다. 이 장면이 전국에 TV로 생중계됐으니 명승부를 기대했던 팬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자질이 함량미달인 심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팀 파울에 걸린 줄 모르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시키는가 하면 뻔한 파울과 루스볼에도 오심이 쏟아져 선수들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을 때가 많았으니까. 그래도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팀 감독에게는 팬을 배려하는 여유 정도는 있어야 한다.

춘천=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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