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인라인스케이트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해 8월. 초등학교 4학년 남동생의 성화에 못이겨 동생과 함께 인라인스케이트를 빌려 탄 것이 계기가 됐다.
“처음 타봤더니 ‘필’이 팍 꽂히더라구요, 너무 신이 나서 부모님을 졸라 당장 스케이트를 구입하고 아침 저녁으로 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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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대는 집과 가까운 상암동 월드컵공원. 때로는 월드컵공원에서 한강 둔치를 따라 올림픽공원까지 30Km 가까운 거리를 원정 가기도 한다. 일반인들은 3시간 가까이 걸리지만 스피드가 워낙 좋은 그는 1시간 30분에 주파한다는 것.
박 민이 유명해진 것은 인라인을 탄 지 3개월도 채 안된 지난해 10월 MBC대회 중고등부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부터. 이어 11월 문화일보대회엔 일반부에 출전해 다시 정상에 올랐다.
인라인스케이트 관계자들은 ‘박민의 등장’에 놀라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초보자가 거푸 1위를 차지한 것도 화제였지만 초보자용 피트니스를 신은 그가 레이싱용 인라인스케이트를 탄 관록의 고수들을 모두 물리쳤기 때문.
마니아 사이에서 화제를 몰고온 덕택에 박 민은 지난해 12월 최연소 데몬스트레이터로 발탁됐다.
인라인스케이트가 왜 좋을까? 박 민은 “음∼”하고 한참을 뜸들이더니 “볼살이 많이 빠졌어요, 다이어트엔 최고에요”라고 말한다. 원래 약골이었는데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나서 지난 겨울엔 감기 한번 걸리지 않았단다.
‘전문선수가 될 생각이 있냐’고 묻자 정색을 한다. “그냥 생활이에요. 선수는 무슨….” 그러면서 주섬주섬 장비를 챙겼다. 성산동에서 올림픽공원까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가서 달을 보며 연습을 하겠단다. 이쯤되면 인라인스케이트는 ‘마약’이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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