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케냐 3인방 “우승-기록상금 챙긴다”

  • 입력 2003년 3월 12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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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나의 것” 16일 열리는 2003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입국한 각국 선수들이 12일 대회운영본부가 있는 올림픽파크텔 옆 올림픽공원내 몽촌토성길에서 조깅으로 몸을 풀고 있다. 이훈구기자
“우승은 나의 것” 16일 열리는 2003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입국한 각국 선수들이 12일 대회운영본부가 있는 올림픽파크텔 옆 올림픽공원내 몽촌토성길에서 조깅으로 몸을 풀고 있다. 이훈구기자

“케냐의 흑표범 3인방을 주목하라.”

아프리카의 케냐는 ‘마라톤의 나라’로 불릴 정도로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다. 저마다 각종 국제마라톤대회 입상을 통해 ‘큰 돈’을 버는 게 꿈일 정도로 마라톤 붐이 대단하다.

16일 열리는 2003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는 사이먼 보르(34)와 지미 무인디(29), 음바렉 후세인(37)도 ‘마라톤 드림’을 이룬 건각들이다.

‘마라톤의 나라’ 케냐 선수들이 우승을 장담하고 있다.좌로부터 후세인, 보르, 무인디. 이훈구기자

아프리카 특유의 지구력과 유연성, 스피드를 앞세워 각종 국제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상금(5만달러)은 물론 기록상금(2시간6분59초 이내로 1위 10만달러, 2시간7분~2시간7분59초 1만5천달러)까지 따내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랭킹 17위에 올랐던 보르는 99LA마라톤 챔피언. 2002암스테르담대회에서 아깝게 2위에 그쳤지만 2시간7분55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12일 입국한 그는 “비행기를 오래 타 지금은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마무리 훈련을 잘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보르는 “훈련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는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이에 걸맞게 지칠줄 모르는 지구력이 최대 장점. 그는 동아마라톤에서 “개인최고기록 경신은 물론 우승까지 거머쥐겠다”고 선언했다.

2000년 호놀룰루마라톤에서 2연패에 성공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무인디는 2002베를린마라톤에서 개인 최고기록인 2시간8분25초로 5위에 올라 세계 톱클래스에 진입했다. ‘캄바족’의 후예로 소떼를 몰고다니며 단련된 심폐기능이 좋다. 고등학생 때인 88년부터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훈련장소는 고향 캉군도 부근의 해발 3000m 고지. 이번대회를 위해서 미국 뉴멕시코주의 앨버커키 2200m고지에서 3주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무인디는 “35km 넘어서도 절대 흐트러지지 않는 정신력이 최대 강점”이라고 자랑한다. 그는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받은 상금으로 땅과 소를 사 가족을 부양하고 있다. 상금을 단 한푼도 허비하지 않고 가족을 위해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동아마라톤에서 우승하면 상금으로 고향에 가게를 낼 계획.

후세인은 지난해 36세의 나이에 중앙일보마라톤(11월)과 호놀룰루마라톤(12월)을 연거푸 우승해 화제를 모았던 선수. 최고기록은 2시간9분45초로 다른 선수에 비해 떨어지지만 노련한 경기운영이 돋보인다. 93년 호놀룰루마라톤에서 첫 풀코스를 뛴 이래 10년동안 닦아온 ‘경험’이 가장 큰 무기.

후세인도 무인디와 함께 앨버커키에서 강도 높은 고지훈련을 소화하고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마라톤은 끝나봐야 우승자를 알 수 있는 운동이다.나도 챔피언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투지를 보였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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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근육만 보면 알죠”…스포츠마사지 자원봉사 백예열씨

12일 올림픽파크텔에 있는 동아국제마라톤대회 선수 마사지룸에서 참가선수들을 마사지하고 있는 백예열씨. 박주일기자

“근육만 만져보면 선수들 컨디션을 금세 알 수 있죠.”

16일 열리는 2003동아서울국제마라톤을 위해 스포츠마사지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백예열씨(48·세계스포츠마사지협회 회장). 그는 근육에 손만 한번 대 보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지 없을지를 알 수 있단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의 근육은 부드러워요. 이런 경우엔 자기 최고기록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수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근육이 단단하면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과다한 훈련을 하거나 피로증후군 증세가 있으면 근육이 파열돼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럴 땐 좋은 기록을 낼 수 없어요.”

풀코스인 105리를 뛰려면 컨디션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백씨는 이번 대회를 위해 지금까지 외국인 선수 19명을 스포츠마사지해주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그중 2명이 아주 좋은 컨디션이라고. 그러나 그 선수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다.

그는 94년 마라톤을 시작하며 스포츠마사지에 관심을 가지게 된 ‘늦깎이 스포츠마사지사’다. 96년 스포츠마사지 칼리지에 들어가 3년간 공부한 뒤 세계 각국의 스포츠마사지를 연구해왔다. 한국스포츠마사지자격협회와도 4년전부터 교류하며 함께 연구하고 있다. 동아마라톤 봉사는 올해로 3년째.

백씨는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큐레이(Q-ray) 마라톤팀 오창석 감독(전 상무감독)의 보조감독 역할도 하고 있다. 이번에 오 감독이 오지 못해 큐레이 소속 8명의 현장 감독을 겸하고 있다.

백씨는 “최근 한국에서도 마스터스 참가자들이 대거 늘어났다. 마스터스 선수들은 귀동냥으로 들은 지식으로 너무 무리하게 달리는 경우도 많다. 사람의 몸이란 무리하면 고장나기 마련이다. 제대로 알고 뛰어야 평생을 달릴 수 있다. 꼭 전문가에게 상의하고 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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