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최고기록 기대하세요”…16일 오전 8시 스타트

입력 2003년 3월 14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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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마라톤 우승후보 6인의 출사표

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16일 열리는 2003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 참가하는 세계 정상급 건각들이 저마다 우승을 다짐하고 나섰다. 한국의 남녀 ‘마라톤 샛별’ 지영준과 배해진은 “한국기록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하고 있다. 우승후보들의 출사표를 들어본다.

▽지영준(22·코오롱·최고기록 2시간9분48초)=내가 가장 뛰고 싶었던 한국 최고권위의 동아마라톤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 한국선수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지난해 2시간9분48초를 뛸 땐 제대로 훈련을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중국 쿤밍에서 강도 높은 고지훈련을 했고 마무리 훈련도 잘 마쳤다. 현재 몸 컨디션은 최상이다. 2시간8분대는 자신 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경쟁을 하다보면 한국 최고기록(2시간7분20초)도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사이먼 보르(34·케냐·〃2시간7분55초)=모든 준비는 끝났다. 동아마라톤엔 처음 출전하는데 느낌이 아주 좋다.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기록이란 모든 조건이 맞아야 한다. 현재 몸상태가 최고이기 때문에 날씨만 좋으면 내 개인 최고기록에 근접하는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2시간6분대를 뛰어 우승 상금은 물론 기록 상금까지 모두 가져가고 싶다.

▽지미 무인디(30·케냐·〃2시간8분25초)=이번 대회를 위해 훈련을 많이 했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앨버커키 2200m 고지에서 3주간 강도 높은 훈련도 했다. 지금 상태라면 우승은 문제없다. 날씨 등 변수가 있긴 하지만 자신있다. 좋은 기록으로 우승하고 돌아가겠다.

▽다케이 류지(32·일본·〃2시간8분35초)=동아마라톤은 내년에 열리는 아테네올림픽으로 가기 위한 도약의 기회다. 그런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기록으로 우승하겠다. 지난해 후지타 아쓰시가 우승했듯이 이번에도 일본 마라톤의 자존심을 걸고 뛰겠다.

▽배해진(24·서울도시개발공사·풀코스 첫 출전)=지난 겨울 내내 혹독한 훈련을 했다. 훈련한 대로만 결과가 나온다면 한국 최고기록(2시간26분12초)은 문제없다. 중국 쿤밍 고지훈련 때 너무 힘들었지만 목표를 위해 참고 견뎠다. 목표는 물론 이번 동아마라톤에서 한국 최고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주위에서 한국기록은 떼논 당상이라는 말을 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가 나를 더 자극하고 있다.

▽장수징(24·중국·〃2시간23분17초)=동아마라톤에 출전하게 돼 기쁘다. 지난 겨울 아무 부상없이 훈련을 마쳤기 때문에 좋은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몸 상태는 최상이다. 지난해 웨이야난이 우승했듯이 나도 꼭 1위를 해 중국의 자존심을 지키겠다. 기온이 내게 딱 알맞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황규훈 건국大 감독 “마스터스 여러분 이렇게 뛰세요”

▽0∼16㎞=군자교 네거리 바로 앞까지 계속 완만한 내리막길이다. 5㎞ 지점인 을지회관(한국관나이트)에서부터 7.5㎞ 지점인 을지로입구역까지 표고차 10m 정도의 오르막이 있지만 초반이라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 세종문화회관 앞 출발지점이 해발 30.6m이고 군자교 바로 앞 16㎞ 지점이 해발 10m. 내리막길인데다 힘이 넘치는 초반이라 자칫 분위기에 휩쓸려 페이스가 빨라질 수 있다. 그러나 초반 오버 페이스는 절대금물이다. 항상 마의 구간인 30㎞ 이후를 생각하라. 자기가 가지고 있는 힘의 70%만 쓰는 게 좋다. 호흡은 입과 코로 동시에 들이마시고 내쉰다.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어야 한다는 말은 근거없는 얘기다. 산소를 최대한 섭취해야 에너지 소비가 적다. 음료수대를 지날 때마다 약간 목을 축일 정도로 물을 보충해야 한다. 종로 티파니귀금속도매상가 못미쳐 7.5㎞ 지점에 비치된 물스펀지로 땀이 나기 시작한 목과 얼굴을 닦아 기분을 새롭게 해주는 것도 좋다. 남이 빨리 달린다고 거기에 맞추다보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달리는 데만 신경쓰지 말고 국보1호 숭례문, 보물1호 흥인지문(동대문), 임금이 농민들과 모내기 행사를 했던 답십리 등 역사적 사실을 떠올리며 달리면 힘이 덜 든다. 회현동 명동 을지로를 돌아 민주화 함성이 울려퍼졌던 종로 연변에 모인 많은 시민들의 박수에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자.

▽16∼30㎞=잠실주공5단지 523동이 있는 22㎞ 지점까지 오르막길이다. 표고차는 약 25m. 상체를 15도 정도 숙이고 달리는 게 좋다. 이때쯤이면 근육이 풀어지고 몸도 점점 더워진다. 빨리 달리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참는 게 좋다. 힘은 계속 70%만 쓰며 달려라. 21㎞ 지점인 잠실대교를 건널 때쯤이면 출발한 지 1시간30분에서 2시간이 지난 시간. 오전 9시30분 이후가 된다. 이 시간엔 지난해 그렇게 애를 먹이던 거센 강바람도 불지 않는다. 대신 시원하게 뚫려 있는 한강 주변 경관이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잠실대교는 ‘한강에서 가장 넓은 나루’라는 뜻의 광나루 부근을 지나는 다리. 천호동은 이중환의 택리지에서 ‘장차 가히 천호가 들어설 만한 땅’이라고 예언한 곳이기도 하다.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을 거쳐 둔촌네거리를 지나면 30㎞ 지점인 올림픽선수촌아파트 204동에 이르게 된다. 점점 몸은 무거워진다. 마음 한 구석에선 “그만 두어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이 고비만 넘기면 된다. 가족들 얼굴을 떠올리면 다시 힘이 솟는다.

▽30∼42.195㎞=36㎞ 지점인 도시개발아파트 101동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코스. 그러나 여기부터 41㎞ 지점인 종합운동장 사거리까지 표고차 10m의 완만한 오르막이다. 몸이 젖은 솜처럼 무거운 러너들에겐 ‘깔딱고개’가 생각날 만큼 만만치 않은 경사도. 잰걸음인 쇼트 트로트 주법으로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다해 달린다. 잠실운동장이 있는 잠실은 조선시대 누에치기를 장려하기 위해 뽕나무를 심고 국립양잠소격인 잠실도회를 설치했던 곳. 아파트단지가 밀집된 곳이라 길가 격려하는 시민들도 많다. 아무리 힘들어도 손을 들어 답례하는 것을 잊지 말자. 마침내 잠실경기장에 들어서 육상 트랙을 따라 달리면 밀려오는 성취감. “그래, 마침내 내가 해냈구나. 난 앞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어.” 그러나 결승선을 통과했다고 곧바로 눕거나 주저 앉지 말라.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의 근육을 풀어주는 일이 남아 있다.

정리〓김화성기자 mars@donga.com

마라톤 코스 교통통제 및 해제 예정시간
거리	통제	해제	매 km 포인트
출발선	7:00	8:00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
1km	7:03	8:06	삼성본관사옥
2km	7:06	8:12	명동지하상가입구
3km	7:09	8:19	을지로3가역(신한은행)
4km	7:12	8:25	을지로5가 사거리
5km	7:15	8:32	을지회관
6km	7:18	8:38	미래특수조명 앞
7km	7:21	8:44	을지로입구역 3번출구
8km	7:24	8:51	종로티파니귀금속도매상가
9km	7:27	8:57	국민은행 종로6가지점
10km	7:30	9:04	동대문 지하철역 5번 출구
11km	7:33	9:10	외환은행 신설동지점
12km	7:36	9:17	선경금속
13km	7:39	9:23	신답지하차도 앞
14km	7:42	9:29	국민은행 용답동지점
15km	7:45	9:36	공구할인매장
16km	7:48	9:42	군자교 사거리
17km	7:51	9:49	LG정유 광진주유소(좌측)
18km	7:54	9:55	SK 대명주유소
19km	7:57	10:01	수협(좌측)
20km	8:00	10:08	암사해물탕
21km	8:03	10:14	잠실대교 5번째 수중보
22km	8:06	10:21	잠실주공5단지 523동
23km	8:09	10:27	잠실지하주차장
24km	8:12	10:34	평화의문 80m지나 국기게양대
25km	8:15	10:40	기아자동차(좌측)
26km	8:18	10:46	삼성디지털프라자
27km	8:21	10:53	목원교회
28km	8:24	10:59	강동사무용가구
29km	8:27	11:06	둔촌사거리 기아자동차
30km	8:30	11:12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204동(좌측)
31km	8:33	11:18	홍승관탁구클럽(좌측)
32km	8:36	11:25	자동차용품 할인마트
33km	8:39	11:31	SK 인광주유소
34km	8:42	11:38	가락 현대아파트 115동
35km	8:45	11:44	탄천교 4번 가로등
36km	8:48	11:51	도시개발아파트 101동
37km	8:51	11:57	삼성의료기
38km	8:54	12:03	주공개포8단지 육교
39km	8:57	12:10	대치 우성아파트 2동
40km	9:00	12:16	우성아파트 29동
41km	9:03	12:23	종합운동장 사거리
결승선	9:06	12:30	잠실올림픽주경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