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자존심 상한 ‘코리안 특급’

  • 입력 2003년 3월 22일 18시 23분


코멘트
텍사스 레인저스의 1, 2선발로 확정된 이스마엘 발데스(왼쪽)와 박찬호(가운데)가 훈련 후 담소를 나누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텍사스 레인저스의 1, 2선발로 확정된 이스마엘 발데스(왼쪽)와 박찬호(가운데)가 훈련 후 담소를 나누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가 개막전 선발에서 밀려났다.

텍사스의 벅 쇼월터 감독은 22일 지난해 월드시리즈 챔피언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올 정규시즌 개막 3연전에 이스마엘 발데스-박찬호-존 톰슨 순으로 선발등판시킨다고 발표했다.

31일 열리는 개막전 선발은 발데스가 차지했으며 박찬호는 4월1일 열리는 애너하임전에 선발로 나선다.

쇼월터 감독은 발데스를 제1선발로 내세운 데 대해 “박찬호가 가지고 있는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지난해 허벅지 부상에도 불구하고 에이스로서의 임무 때문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개막전에 선발등판, 부상이 도져 시즌을 망친 기억이 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두 선수의 피칭내용 때문이다. 박찬호가 3경기에서 9와 3분의 1이닝을 던져 13안타 12실점으로 평균자책 11.57을 기록한 데 반해 발데스는 9와 3분의 2이닝 동안 10안타 6실점으로 평균자책 5.58.

특히 발데스는 16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진 데 이어 21일 시애틀의 마이너리그 트리플A팀인 타코마와의 경기에서 선발 6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 호투로 2경기 연속 무실점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개막전 선발자리를 빼앗김으로써 박찬호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연봉 1300만달러짜리 투수가 연봉 250만달러에 지난해 8승12패 평균자책 4.18의 시원찮은 성적을 거둔 투수에게 에이스 자리를 넘긴다는 것은 참기 힘든 일.

LA다저스에 이어 텍사스에서도 같은 팀에서 뛰며 박찬호와 ‘질긴 인연’을 보이고 있는 발데스는 94년 빅리그 데뷔 이래 10년만에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의 영광을 안았다. 개인통산 성적은 80승86패에 평균자책 3.76.

한편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은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회 3루타를 때려내는 등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으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봉중근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2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