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은 ‘빙상의 꽃’. 음악에 맞춰 은반 위에서 펼쳐지는 그림같은 연기는 보는 이들을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피겨스케이팅 종목에는 여자싱글 외에도 남자싱글 페어스케이팅과 아이스댄싱이 있지만 우아함과 아름다움으로는 여자싱글이 단연 으뜸. 그 만큼 팬들의 관심도 대단하다.
25일 개막하는 2003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촛점도 여자싱글에 모아지고 있다. 세계 35개국 42명의 선수들이 저마다 ‘은반 위의 여왕’이 되겠다며 미국 워싱턴으로 모여들었다.
이 가운데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는 3명. 미셸 콴(23·미국)과 이리나 슬루츠카야(24·러시아), 그리고 사라 휴스(18·미국)다. 특히 ‘운명의 라이벌’로 꼽히는 콴과 슬루츠카야의 대결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콴은 지난해 슬루츠카야에게 내줬던 왕관을 다시 되찾겠다는 각오. 콴은 전미선수권 6연패(7회 우승), 세계선수권 4회 우승의 관록을 자랑하는 최고의 은반여왕. 94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그 해 세계선수권대회 8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슬루츠카야에 밀려 2위를 차지했지만 올 1월 전미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과감하고 발랄한 연기가 매력.
슬루츠카야는 오랫동안 콴의 그늘에 가려 있었다. 98, 2000, 2001년 세계선수권에서 연달아(99년 불참) 콴에 금메달을 내주다 지난해 비로소 정상에 올랐다. 비장의 고난도 점프와 그 콤비네이션(연결연기)이 장기.
여자 피겨선수로는 세계 최초로 고난도 3회전 점프인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루프’ 연결연기에 성공했고 회전 도중 발을 바꿔 연속 스핀을 잇는 ‘더블 비엘만 스핀(한 다리를 양손으로 잡고 머리위로 들어올려 회전하는 동작)’ 역시 그가 처음 해냈다. 지금은 3회 연속 트리플점프를 하는 기술을 연마하며 2연패를 노리고 있다.
휴스는 미국의 떠오르는 별. 세계선수권대회(2001년 3위, 2000년 5위)와 전미선수권대회(2003년 2위, 2002년 3위)에서 콴에 밀려 정상을 밟아보진 못했지만 지난해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검증된 유망주다. 테크닉과 연기력이 날로 좋아지고 있어 콴을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이밖에 트리플 악셀(3바퀴 반 점프)을 소화할 수 있는 온다 요시에와 수구리 푸미에(이상 일본), 사샤 코헨(미국), 엘레나 소콜로바(러시아) 등도 ‘은반여왕’을 넘보고 있다.
여자싱글은 29일 쇼트프로그램과 30일 프리스케이팅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한국에선 조해렴(이화여대)이 참가한다. 한편 남자 싱글에서는 에브게니 플루셴코(2001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와 티모시 괴벨(2002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 마이클 와이스(이상 미국·2003전미선수권대회 챔피언) 등이 왕좌를 놓고 대결을 펼칠 전망.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피겨 왕? 점프에 달렸다
피겨스케이팅 기술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점프다. 점프 하나로 선수의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할 수 있다. 점프해서 몇 바퀴를 돌 수 있느냐에 따라 우승자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최고난위도 점프를 못하면 챔피언이 될 수 없다.
현재 남자는 4회전(쿼드러블 점프)까지 할 수 있고 여자는 3회전 반(트리플 악셀)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여자도 4바퀴를 돌 수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 아직 공식경기에선 없었다. 실제 경기에선 남자는 4회전 2번, 여자는 3회전 5번을 해야만 좋은 점수를 받는다.
점프는 회전력을 이용한 것과 발끝으로 찍어서 하는 것, 그리고 앞으로 점프해 앞이나 뒤로 착지, 뒤로 점프해 뒤나 앞으로 착지하는 것에 따라 6가지로 나뉜다. 또 이같은 점프를 연결하는 콤비네이션도 있다. 최근 나온 용어론 악셀(한바퀴 반)이 있는데 악셀이라는 사람이 처음 시도해 붙여졌다. 두바퀴 반은 더블악셀, 세바퀴반은 트리플악셀이라고 말한다.
이밖에 스핀과 더블 비엘만 스핀(한 다리를 양손으로 잡고 머리위로 들어올려 회전하는 동작), 스파이어럴(나사모양 같이 도는 것) 등 다양한 기술이 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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