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40일된 아들을 위해…13일 런던마라톤출전 이봉주

  • 입력 2003년 4월 1일 18시 15분


“아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런던마라톤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하는 ‘봉달이’ 이봉주. 화성=김미옥기자
“아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런던마라톤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하는 ‘봉달이’ 이봉주.
화성=김미옥기자
“부담이라뉴∼ 오히려 마음이 가벼운데유∼.”

‘봉달이’ 이봉주(33·삼성전자)가 달라졌다. 그는 그동안 한국 남자 마라톤의 최강자이면서도 “자신있다”는 표현은 잘 쓰지 않았다. “훈련한만큼 기록이 나오겠쥬∼”라는 게 그의 주된 표현. 그러나 13일 열리는 2003런던마라톤을 앞두고 이봉주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1일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반월리 삼성전자 육상단 숙소. 이봉주는 “아들 얼굴만 보면 기분이 좋다. 아들을 위해서라도 꼭 내가 세운 한국최고기록(2시간7분20초)을 런던에서 갈아치우겠다”고 다짐했다.

세상에 나온 지 40일 된 아들 우석에 대한 이봉주의 사랑은 유별나다. “중국 전지훈련을 가서도 매일 전화했고 국내 전지훈련 땐 하루 5번씩 전화해 우석이가 어떻냐고 물어본다”는 것이 부인 김미순씨(33)의 말.

그런 만큼 책임감도 더 무거워졌다. 오인환 삼성전자 남자마라톤팀 감독은 “이봉주는 언제나 성실하지만 아들이 태어난 뒤에는 더욱 그렇다. 뭔가 보여주겠다는 비장함까지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런던마라톤에 대비, 그동안 하지 않던 고지훈련까지 했다. 지난달 초부터 중국 쿤밍의 해발 1890m고지에서 하루 40∼45㎞를 뛰는 강도 높은 훈련을 3주간 소화했다. 폴 터갓(케냐·2시간5분48초) 다니엘 젱가(케냐·2시간6분16초)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기 위해 스피드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

오인환 감독은 “30㎞지점이 승부처다. 이봉주가 노련하기 때문에 선두그룹을 잘만 따라가면 기록단축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봉주는 4일 런던으로 출국한다.

한편 삼성전자 마라톤팀은 1일 경기도 화성시에 30억을 투자해 지은 초현대식 숙소에 입주했다. 숙소근처에는 20억을 들여 만든 400m 트랙과 크로스컨트리장 등이 있다.

화성=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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