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구팬들의 기대와는 달리 텍사스의 벅 쇼월터 텍사스 감독은 개막전 선발투수를 발데스로 확정했었다.
지난 시즌 고작 8승 1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발데스가 개막전 선발투수로 확정된 이후 국내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봉 250만달러에 불과한 발데스에게 1선발을 빼앗기면서 수모를 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전문가답게 그들의 선택을 정확했다.
발데스는 개막전에 등판, 5이닝동안 7안타 3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반면 2선발인 박찬호는 애너하임과의 경기에서 2⅔이닝 동안 6안타 6실점으로 팀의 완패를 주도(?)했다.
타선의 도움이 없었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최고연봉의 투수다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 팬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했다.
불행한 것은 다음 등판 때 잘 던질 수 있으리라고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란 점.
메이저리그 선발투수의 직구 스피드가 150km는 넘어서야 살아남을 수 있지만 박찬호의 최고구속은 불과 145km.
그것도 최고 구속이 그랬으니 베팅볼 투수보다 낫은 것이 없었다.
스피드가 떨어져도 제구력이 살아나면 희망이 있겠지만 박찬호의 제구력은 바닥 그 자체였다.
남발되는 볼넷에 몸에 맞는 볼, 특히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지 못하는 불안한 컨트롤은 선발투수인지 불펜인지 구분가지 않을 정도였다.
혹자들은 랜디 존스, 매덕스와 글래빈 역시 개막전에서 부진한 투구를 보였다며 박찬호의 부진을 싸잡아서 위로하고 싶어한다.
불행히도 상황이 틀리다.
랜디 존스와 매덕스 등 개막전 수모를 당했던 에이스들은 완벽하게 타자를 제압하다가 당한 상황.
쉽게말하면 실력을 의심받기보다는 운이 나빴던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쇼월터 감독은 실망스럽지만 7일 경기에 기대를 건다고 했다.
하지만 무너진 투구폼이 하루아침에 돌아오는 경우도 없거니와 스피드가 갑작스레 빨라지는 경우도 없다.
7일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2003년 시즌은 박찬호에게 최악의 해로 기억될 수도 있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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