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이' 이봉주(33·삼성전자). '몬주익 영웅' 황영조(체육진흥공단 감독) 이후 한국 마라톤을 이끌어온 그가 13일 열리는 2003런던마라톤에서 또다시 한국 마라톤의 자존심을 세울 태세다. '기록의 산실' 런던마라톤에서 자신의 한국최고기록(2시간7분20초)을 3년만에 갈아치우며 '2시간7분벽'을 깨겠다는 각오다.
중국 쿤밍 고지훈련과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4일 런던으로 날아온 이봉주는 적응훈련을 마친뒤 3일간 소고기하고 물만먹고 다시 3일간 쌀밥위주의 식사를 하는 '지옥의 식이요법'을 하고 있다.
"입에서 구린내가 나요. 식이요법을 하고나면 고기는 다신 먹고싶지 않아요. 그러나 이걸 참아내야만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어요."
이봉주는 '성실이'답게 언제나 예정된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오인환 삼성전자 감독은 "스케줄대로 훈련을 마쳤다. 이젠 뛰는 일만 남았다. 좋은 기록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봉주가 넘어야할 벽은 이제부터다. 런던마라톤은 지난해 할리드 하누치(미국)가 세계최고기록(2시간5분38초)을 작성하는 등 평탄한 코스로 정평이 나 있어 세계적인 건각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하누치가 부상으로 참가를 포기했지만 역대 3위의 기록(2시간5분48초)을 가지고 있는 케냐의 폴 터갓을 비롯해 다니엘 은젱가(2시간6분16초·케냐), 압델카더 엘 무아지즈(2시간6분46초·모로코) 등 2시간6분대안에 드는 선수만 5명이나 된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5위를 차지한 이안 시스터(2시간7분06초·남아공)도 강적. 이봉주는 기록상으로 참가자중 7위.
무엇보다 평탄한 코스에서 무섭게 내달리는 아프리카 흑인들의 스피드를 어떻게 따라가느냐가 최대 관건. 이봉주는 "우승이 목적이 아니고 한국 최고기록 경신 목적이기 때문에 30㎞까지만 잘 따라가면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여자부에선 여자마라톤 세계최고기록(2시간17분18초) 보유자인 폴라 래드클리프(영국)와 랭킹 2위 캐서린 은데레바(2시간18분47초·케냐)의 대결이 펼쳐져 일부 전문가들은 2시간15분대 진입까지 전망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MBC를 통해 이날 오후 5시40분부터 국내에 생중계될 예정이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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