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연세 ‘무적’…MBC대학농구 한양 꺾고 우승

연세대의 대학농구 천하통일이 올해도 이어질 것인가.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3 MBC배 대학농구대회 결승전에서 연세대는 한양대를 94-92로 누르고 우승했다. 지난해 이 대회를 시작으로 6개 대회 연속 우승. 그동안 유일한 패배는 올 1월7일 농구대잔치 예선리그에서 프로선수들이 주축인 상무에 85-94로 무릎을 꿇은 것뿐이다.

연세대는 이날 한양대의 추격에 고전했다. 방성윤(25점) 이정석(18점)의 골밑 돌파와 이정협(14점)의 외곽슛으로 전반을 45-34로 앞선 연세대는 3쿼터부터 추격을 허용, 4쿼터 초반 한양대 김성현에게 골밑슛을 내주며 73-74로 역전 당했다.

연세대 승리의 주역은 가드 이정석. 이정석은 90-90 동점에서 경기 종료 1분43초 전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은 뒤 다시 골밑을 파고들며 2점을 추가해 결승점을 올렸다. 고비마다 3점슛을 터뜨린 이정협은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한양대의 양동근은 득점상과 어시스트상, 수비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그렇다면 올 대학농구도 연세대의 독무대가 될 것인가.

전문가들은 대회개막 전 트윈타워 김동우와 박광재가 졸업한 올해 연세대 전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연세대가 이 같은 전망을 뒤엎고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백업멤버 때문. 지난해 트윈타워에 밀려 출전 기회가 적었던 3년생 김종완(2m)이 이번 대회에서 제몫을 해냈고 프로농구 동양의 김승현보다 경기운영 능력이 뛰어나다는 동아고 출신 포인트가드 김태술과 포워드 양희종이 신입생답지 않게 펄펄 날았다.

장일 MBC 해설위원은 “연세대는 방성윤 이정석 등 여전히 풍부한 선수층을 보유해 주전과 벤치의 기량 차가 별로 없는 것이 강점”이라며 “올 시즌도 최강팀은 연세대”라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해보다는 다른 팀들과의 격차가 좁혀지리라는 예상.

연세대의 아성에 도전하는 팀은 한양대와 경희대. 한양대는 이날 결승전에서 보였듯이 조직력이 좋은 팀. 경희대는 플레이메이커 정재호가 경기조율을 제대로 해주면 특유의 속공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고려대는 복병. 장위원은 “지난해 MBC대회 득점과 리바운드 1위를 차지한 김동욱이 무릎부상에서 회복하면 고려대는 무서운 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세대 김남기 감독이 예상하는 올해 가장 두려운 상대도 역시 고려대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부 결승에서는 성신여대가 수원대를 61-59로 꺾고 우승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