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축구 한일전…내일 오후 7시 상암월드컵경기장

  • 입력 2003년 4월 14일 18시 17분


“일본은 없다”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14일 오후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파주=전영한기자
“일본은 없다”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14일 오후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파주=전영한기자

16일 한국-일본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오후 7시·상암월드컵경기장)를 앞두고 양팀 감독이 모두 고민에 빠졌다. 한국은 일본전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원톱’ 최용수(30·제프 이치하라)의 출전이 소속팀의 반대로 물거품이 됐다. 최용수는 98방콕아시아경기 일본전에서 두 골을 잡아내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고 2001년 J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골잡이.

일본도 신예 공격수 구로베 데로아키(26·교토)와 구보 다쓰히코(27·요코하마)가 줄줄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돼 비상이 걸렸다. 라이벌전을 앞둔 양 팀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 최용수 빠진 원톱에 누구

‘새로운 일본 킬러를 찾아라’ 크리스머스 트리형이라고 불리는 ‘4-2-3-1포메이션’의 공격축구를 구사하는 쿠엘류 축구에서 원톱은 최종 해결사역을 맡아야 하는 막중한 자리. 지난달 콜롬비아전에서 최용수와 교체 멤버로 뛰었던 우성용(30·포항 스틸러스)과 이동국(24·광주 상무)이 새로운 일본 킬러 자리를 놓고 각축중이다.

일본의 4백 수비라인이 대부분 장신이라는 점 때문에 공격진중 최장신(1m92)인 우성용의 선발 출장이 유력해 보인다. 그러나 ‘타고난 스트라이커’ 이동국도 상무 입대 후 예전과 현격히 달라진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어 깜짝 선발 출장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 두 선수가 쿠엘류 감독의 신임을 얻지 못할 경우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인 안정환(27·시미즈 S펄스)을 원톱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점쳐지고 있다. 한일전 출전이 이번까지 세 번째인 안정환은 2000년 12월20일 친선경기에서 1골을 넣었다. 안정환이 원톱으로 올라갈 경우 ‘한국의 마라도나’ 최성국(20 울산 현대)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일본의 골문 공략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 어깨 더 무거워진 주장 유상철

최용수와 함께 대표적 일본 킬러로 불리는 유상철(32· 울산)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

양 팀을 통틀어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최다 출장 기록(104경기)을 갖고 있는 유상철은 공수의 연결고리. 이번 경기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하지만 공격의 비중도 클 수밖에 없다. 유상철은 콜롬비아전 후반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최전방에서 2선까지 책임지는 폭넓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까지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뛰었던 유상철은 94히로시마아시아경기에서 일본에 3-2로 승리할 때 1골을 넣었고 97년 5월 원정 친선경기 1골 등 역대 한·일전에서 통산 2골을 기록했다.

○ 무뎌진 일본 공격라인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오후 4시부터 1시간 동안 상암보조경기장에서 가볍게 몸을 푼 일본대표팀도 나카야마(36·이와타)와 함께 투톱의 한 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던 구로베와 구보가 빠져 공격진의 무게가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일본은 대체 선수로 미드필더 오쿠 다이스케(요코하마)와 포워드 나가이 유이치로(우라와)를 발탁했다. 또 추가 부상자 발생에 대비해 미드필더 묘진(가시와 레이솔)을 추가해 모두 19명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투톱엔 나카야마-야마시다(26 센다이)가 유력하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日 기습패스를 주의하라”

日 대표팀 “사스가 두려워” “이기러 왔다” 일본 축구국가대표팀이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사스 전염 우려로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일본팀은 이날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으로 이동,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인천공항=김동주기자


16일의 축구 한일전은 양팀 모두 유럽파들이 빠진 국내파끼리의 대결. 2002한일월드컵 엔트리 중 한국은 7명, 일본은 12명만 참가한다.

그만큼 새 얼굴이 많다. 최성국(울산) 조병국(수원) 왕정현(안양) 박주성 김두현(이상 수원) 조재진(광주) 등이 그들. 일본은 수비수인 쓰보이 게이스케와 야마다 노부히사(이상 우라와) 엔도 야스히코(감바 오사카)가 A매치 데뷔전이거나 2회째인 신인들.

한국팀의 쿠엘류 감독은 “라이벌전에서는 상대의 실수를 이용해야 하며 이런 것들이 승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신인들이 승부의 변수라는 뜻. 한국은 ‘스피드와 압박’으로 일본을 거세게 몰아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천수(울산)와 최태욱(안양)이 빠른 발로 휘젓고 우성용(이동국 조재진) 안정환이 해결사 역할을 맡는다.

일본팀의 지코 감독은 끈끈한 조직력과 한수 위인 패스력, 개인기로 한국의 압박과 스피드를 맞받아 칠 전망. 정평이 난 자물쇠 포백 수비로 뒷문을 튼튼히 한 뒤 한 두 번의 기습 패스로 한국 골문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드필드진의 아기자기한 패스와 압박도 한국 못지않다. 한국의 포백 일자 수비가 2선에서 찔러주는 기습패스에 일순간 무너지는 약점을 철저히 활용할 전망.

일본은 같은 포백이지만 일자수비보다는 중앙 수비수 2명이 약간 처지고 양 사이드 백은 오버래핑으로 공격 가담을 많이 한다. 오프사이드 트랩은 안 쓴다. 포메이션은 한국이 소위 크리스머스트리형으로 불리는 4-2-3-1. 일본은 4-4-2. 한국은 수비형 미드필더 2명이 수비에 치중하고 공격형 미드필더 3명은 상대 중앙을 파고든다. 일본은 수비형 미드필더 1명을 제외한 3명의 미드필더가 위치를 수시로 바꿔 가면서 상대 골문을 노린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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