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는 18일 전북 진안문예체육회관에서 열린 2003 세라젬배 진안장사씨름대회 한라장사급(105㎏ 이하) 결승에서 7년 선배인 모제욱(LG투자증권)에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황소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기태는 통산 9번이나 한라장사 우승을 차지한 모제욱의 변칙기술에 맞서 강한 힘과 특기인 안다리 기술로 승리를 거뒀다.
첫판을 잡채기로 빼앗긴 김기태는 뒤집기와 잡채기로 내리 두 판을 따냈다. 김기태는 넷째판에서 오른발을 샅바에 끼워넣고 변칙기술을 펼친 모제욱에게 말려 2-2 동점을 허용했으나 마지막판에서 모제욱이 변칙기술을 펼 틈을 주지 않고 번개같은 안다리걸기로 승부를 마감했다.
지난해 인하대를 졸업하고 계약금 1억원에 LG투자증권에 입단한 김기태는 지난해 3월 용인대회 한라장사에서 3위를 차지한 게 최고 성적. 6월 경산장사대회에서 오른쪽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
김기태는 “프로에서 첫 우승을 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긴다. 앞으로 정상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대 관심사였던 ‘코뿔소’ 김용대(현대중공업)의 연속우승 및 체급 최다연승 타이기록 수립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김용대는 지난해 7월 서산대회부터 올 3월 영천대회까지 한라장사에서 4개 대회 연속 우승과 13연승을 달려왔다. 이는 ‘모래판의 전설’ 이만기(인제대 교수)가 1983년 9월부터 84년 6월 사이에 세운 한라장사 5연속 우승과 16연승 기록에 바짝 접근한 것이어서 19년만의 타이기록 달성이 기대됐었다. 그러나 김용대는 8강전에서 인천대 선배인 조범재(신창건설)에게 0-2로 완패해 기록수립 직전에 주저앉았다.
△한라장사 순위=①김기태②모제욱(이상 LG투자증권)③조범재④이준우(이상 신창건설)⑤김용대(현대중공업)⑥최영준⑦김효인(이상 신창건설)⑧남동우(LG투자증권)
진안=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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