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의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 출신의 박용수(27·미국명 리처드 박)가 속한 창단 3년의 신생팀 미네소타 와일드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플레이오프에서 강적 콜로라도 애벌랜치를 무너뜨렸다.
23일 애벌랜치의 홈인 덴버에서 열린 7전4선승제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서부콘퍼런스 8강전) 최종 7차전. 탈락위기에 몰려 있다가 전날 박용수의 골든골로 3승3패 동률을 이루며 기사회생한 미네소타는 이날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2피리어드에 1골씩 주고받아 1-1. 3피리어드 13분15초에 콜로라도의 간판스타 조 사킥이 골을 성공시킬 때만 해도 콜로라도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경기종료 4분28초를 남기고 미네소타 골잡이 매리언 가보릭은 ‘파워플레이(상대선수가 반칙으로 퇴장당해 수적인 우세 속에서 플레이를 하는 것)’ 중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전으로 몰고 갔다. 6차전에 이어 이틀 연속 연장전의 혈투.
상승세를 탄 미네소타는 연장 3분25초 앤드루 브루넷이 천금 같은 골든골을 넣어 팀을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올려놓았다.
미네소타가 콜로라도를 격파한 것은 이변. 골게터 조 사킥과 알렉스 탕과이, 최고의 골리 패트릭 로이 등 초호화멤버를 보유한 콜로라도는 최근 7년간 2차례나 스탠리컵 우승으로 정상을 밟은 강팀으로 올해 정규리그에선 15개팀이 속한 서부 콘퍼런스에서 3위(42승21무19패)를 차지했다.
반면 2000년 창단된 미네소타는 이번이 첫 플레이오프 진출로 정규리그에서 7위(42승11무29패)를 하며 콘퍼런스별로 8개팀에만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을 간신히 따내 콜로라도의 절대우세가 점쳐졌다.
미네소타는 1승3패의 열세에서 기적과도 같은 3연승을 거둬 역대 NHL 플레이오프 역사상 1승3패에서 4승3패로 대역전극을 펼친 17번째 팀이 됐다.
미네소타는 역시 1승3패에서 3연승으로 세인트루이스 브루스를 격파한 밴쿠버 캐넉스와 7전4선승제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콘퍼런스 준결승전)를 갖는다.
라이트윙인 박용수는 이날 7차전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20분29초간 빙판을 누비며 공격을 주도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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