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열린 한일전 뒤 휴가를 떠났던 움베르토 쿠엘류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사진)이 휴가 일정을 이틀 앞당긴 23일 오전 대한축구협회에 나타났다. 당초 25일 출근할 예정이었던 그는 이날 협회 감독실에서 호세 아우구스투 피지컬 코치와 함께 선수들의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점검했다.
그동안 쿠엘류 감독이 가장 고심해온 대목은 거스 히딩크 감독 스타일의 ‘힘의 축구’에 익숙했던 한국대표팀에서 ‘세밀함’을 추구하는 자신의 전술을 소화해줄 재목을 찾는 것.
쿠엘류 감독은 한일전 뒤 코칭스태프와 패인을 분석하며 ‘4-2-3-1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전술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휴가를 떠나면서 코치들에게 각 포지션의 적임자를 찾아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쿠엘류 축구의 과제는 원톱자리의 스트라이커와 왼쪽라인. 취임 이후 두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공격진에 대한 쿠엘류 감독의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다.
비록 골을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경기를 지배한 부분을 높이 평가한 것. 다만 골 결정력과 전후좌우로 공을 빼 줄 수 있는 조율 능력을 갖춘 원톱은 계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적임자를 찾겠다는 게 그의 구상.
당장 시급한 보완이 필요한 곳은 지난해 월드컵 멤버가 모두 빠진 왼쪽 허리. 월드컵 당시 왼쪽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이영표(네덜란드 아인트호벤)와 이을용(터키 트라브존스포르)이 모두 유럽으로 진출하는 바람에 어느 포지션보다 전력 누수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쿠엘류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능력에 대해서는 깊은 신뢰를 표시하고 있다. 시간만 충분히 주어진다면 현 전력에서 30% 이상 향상시키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는 대목에서도 느낄 수 있다.
쿠엘류 감독이 동아시아연맹컵(5월28일∼6월3일)에 출전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할 시기는 5월초. 이제부터는 자신의 구상을 실현할 재목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전을 직접 관전할 예정. 이어 28일엔 코칭스태프와 한일전 이후 첫 회합을 갖고 프로팀 훈련장과 K리그 경기를 통해 챙긴 결과를 바탕으로 대표팀 구성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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