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 불펜투수 봉중근 4승 “따봉”

  • 입력 2003년 5월 13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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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선발 3인방이 ‘마의 1승’ 벽에 가로막혀 있는 동안 불펜투수 봉중근(23·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시즌 4승째(무패)를 따냈다. 이대로라면 신인왕도 탐낼 만하다.

13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의 원정경기. 봉중근은 2와 3분의 2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1안타 1볼넷 무실점의 역투를 펼쳐 팀의 11-4 대승을 이끌었다.

나중에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기는 했지만 봉중근의 승리는 박빙의 승부 끝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빛이 났다. 4-3으로 앞선 7회말 1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봉중근은 첫 타자 론 쿠머에게 가운데 적시타를 맞아 동점을 내줬지만 알렉스 코라를 헛스윙 삼진, 폴 로 두카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8회말에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왼손 강타자인 3번 숀 그린과 4번 프레드 맥그리프를 잇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브라이언 조던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이크 킨케이드를 1루 땅볼로 잡아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9회초 다저스는 마무리 에릭 가니에를 내세워 맞불 작전을 폈지만 애틀랜타는 비니 카스티야가 오른쪽 안타를 치고 나가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어 봉중근이 데뷔 후 첫 투수앞 희생번트를 성공시켰고 라파엘 푸칼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에서 마르쿠스 자일스가 가운데 적시타로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물이 오른 애틀랜타 타선은 계속해서 게리 셰필드의 2타점 좌월 2루타, 앤드루 존스의 1타점 좌전 적시타, 하비 로페스의 3점홈런으로 순식간에 점수차를 7점으로 벌렸다.

이에 애틀랜타는 몸을 풀고 있던 마무리 존 스몰츠를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였고 9회말 봉중근은 추격 의지를 상실한 다저스 타선을 상대로 3타자를 간단하게 범타로 처리하며 경기를 마감했다.

봉중근으로선 지난해 깜짝 선발 데뷔전에서 6이닝을 던진 것을 빼면 가장 긴 2와 3분의 2이닝을 던졌고 마지막 이닝까지 마운드를 지킨 것도 이번이 처음. 평균자책은 2.60에서 2.25로 내려갔다.

특히 봉중근은 불펜투수면서도 4승째를 올려 다승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공동 5위, 팀내에선 선발투수인 러스 오티즈(4승2패)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4명의 리그 1위 그룹과는 불과 1승차. 팀내 선발인 그레그 매덕스(3승4패), 셰인 레이놀즈, 마이크 햄튼(각 2승1패), 호라시오 라미레즈(2승2패)를 추월했다. 구원투수로는 리키 스톤(휴스턴 애스트로스), 동양인 투수로는 이날 다저스 선발이었던 노모 히데오(4승4패)와 타이.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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