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 용인시 88CC 서코스(파72)에서 열린 2003 MBC Xcanvas여자오픈(총상금 1억5000만원) 최종 3라운드. 박세리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더 줄이며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해 14번홀(파4)에서 이글을 낚은 17세의 아마추어 신예 지은희(9언더파 207타·가평종고 2년)의 막판 추격을 3타차로 따돌리고 1998년 미국 진출 이후 6년 만에 첫 국내대회 정상에 올랐다. 국내 프로대회 통산 13승째(아마추어 시절 6승 포함).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4타차의 단독선두(10언더파 134타)에 나섰던 박세리는 1번홀부터 파죽의 3연속 버디를 낚으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자신이 95크리스찬디올여자오픈에서 기록한 국내 여자골프 54홀 최소타 우승기록(16언더파 200타)을 경신하려는 욕심 때문이었을까. 4번홀(파5)에서 드라이버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리면서 OB를 내고 말았다.
1벌타 후 친 두 번째 티샷은 왼쪽 러프에 떨어져 4온은 힘든 상황. 아이언 7번으로 그린 앞 100야드 지점까지 레이업했고 가까스로 샌드웨지로 5온시켰으나 핀까지의 거리는 무려 7m. 아무리 천하의 박세리라고는 하지만 까다로운 그린컨디션을 감안할 때 1퍼팅으로 끝내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승부사’ 박세리가 퍼팅한 볼은 그림같이 홀컵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연속 OB를 낸 5번홀(파4)에서도 또다시 1퍼팅하면서 ‘값진 보기’로 막자 갤러리 사이에서는 “역시 박세리”라는 찬사가 터져 나왔다.
박세리는 이번 대회 우승상금 2700만원을 전액 불우 어린이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 한편 이날 챔피언조에서 박세리보다 오히려 1타 적은 3언더파 69타로 선전한 지은희(17)는 올해 국내 여자프로골프 개막전인 김영주골프 여자오픈 공동 2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프로대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며 차세대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용인=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만큼, 아니 그보다 더 기뻐요.”
6년 만에 KLPGA대회에서 우승한 박세리는 “국내 대회에서 오늘처럼 많은 갤러리에 둘러싸여 경기를 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너무 감동받았고 팬들의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4, 5번홀에서 연속 OB를 냈는데….
“티박스에 잔디가 적고 모래가 많아 하체를 고정시키려고 신경 쓰다가 미스샷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즐거운 마음으로 치려고 했기 때문에 실망하지는 않았다.”
―6번홀까지 모두 1퍼팅으로 마무리했는데….
“오늘 특히 퍼팅감각이 좋았다. 캐디와 호흡도 잘 맞아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국내 남자대회에서 출전 초청을 한다면….
“관심 있다. 배울 것이 많을 것 같다. 일정이 맞고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한번 출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오늘 한 조로 플레이한 지은희 선수에 대해 평가한다면….
“정말 좋은 스윙을 가졌다. 잘만 가다듬는다면 대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용인=안영식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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