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서른셋의 ‘날쌘돌이’ 서정원(수원 삼성)이 팀 부활의 깃발을 들고 나섰다. 서정원은 최근 열린 삼성 하우젠 2003K리그 부산 아이콘스와 안양 LG전에서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며 팀을 중위권(7위)에서 단숨에 선두권(4위)으로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상승세의 최대 고비였던 18일 안양전에서 3-1로 낙승할 수 있었던 것도 서정원의 멋진 선제 오버헤드킥 골이 기폭제가 됐다.
수원은 지난 시즌까지 팀 공격을 이끌었던 고데로(고종수-데니스-산드로) 트리오가 모두 국내 및 일본프로팀으로 이적하는 바람에 개막이후 8경기까지 매 경기 1골벽을 넘지 못할 만큼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렸다.
하지만 맏형 서정원이 투혼을 발휘하며 팀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서정원은 지금도 전성기 때의 빠른 발(100m 11초 주파)을 과시하며 상대 수비벽을 무너뜨린다.
지난 시즌까지 주장을 맡았던 서정원은 팀 미팅이 끝나면 박건하 이운재 김진우 등 고참 선수들과 따로 만나 팀의 문제점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했다. 자연히 후배들의 움직임이 달라졌고 팀워크와 조직력이 자리를 잡으며 2연승이란 달콤한 과실이 따라왔다.
서정원은 “이제부터 수원을 잘 지켜봐 달라”고 했다. 팀은 젊지만 올림픽과 청소년대표 출신들이 많아 조직력만 갖춰지면 무서운 응집력을 발휘하리라는 것.
안양에서 뛰다 프랑스 RC 스트라스부르 등을 거쳐 99년 수원 유니폼을 입은 서정원은 입단 첫해 팀에 우승을 안겼다. 올해 꼭 다시 한번 우승을 해보고 싶은 게 꿈.
“후배들이 잘 해주고 있어 더 이상 태극마크에 연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제는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죠. 너무 오래 동안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는데 올해마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잖아요.”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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