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홈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필라델피아 필리스전. 6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선발투수로 나가 1점으로 막았으니 훌륭히 제몫을 다했다는 의미였다. 팬들의 환호 속에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서재응은 동료들의 하이파이브 세례를 받았다.
6회까지 4-1의 리드. 그동안 타격지원을 받지 못해 “타자들이 4점만 뽑아주면 이길 자신이 있다”던 그의 말에 화답하듯 메츠는 이날 1회와 3회 2점씩 일찌감치 4점을 뽑았고 호투한 서재응은 완벽한 승리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시즌 2승은 거의 손안에 들어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구원투수가 ‘사고’를 쳤다. 7회 서재응에 이어 등판한 데이브 웨더스는 투아웃까지 잘 잡았으나 1, 2루에서 팻 버렐에게 좌월 3점홈런을 맞고 순식간에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딱’하는 소리가 나는 순간 버렐은 홈런을 직감한 듯 타구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메츠 좌익수 클리프 플로이드는 수비를 포기한 채 멍하니 펜스를 넘어가는 공만 쳐다봤다. 서재응이 ‘망연자실’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결국 팀이 7-11로 져 ‘역적’이 된 웨더스는 경기가 끝난 뒤 “서재응은 정말 잘 던졌다. 모든 것은 내 잘못”이라고 자신을 책망했다.
서재응 올 시즌 투구일지 (9경기 1승2패 평균자책 3.44) | |||
날짜 | 상대팀 | 투구 내용 | 결과 |
4.7 | 몬트리올 | 4와 /23이닝 3실점 | ― |
4.13 | 몬트리올 | 5와 /23이닝 5실점(3자책) | 패 |
4.18 | 피츠버그 | 7이닝 무실점 | 승 |
4.23 | 휴스턴 | 5이닝 4실점 | ― |
4.28 | 애리조나 | 6이닝 3실점(비자책) | 패 |
5.4 | 밀워키 | 6이닝 2실점 | ― |
5.10 | 샌디에이고 | 5이닝 3실점 | ― |
5.15 | 콜로라도 | 7이닝 5실점(4자책) | ― |
5.21 | 필라델피아 | 6이닝 1실점 | ― |
서재응이 잘 던지고도 승리를 놓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 시즌 9경기에서 승수는 1승(2패)이지만 평균자책은 3.44. 팀 내에선 에이스 톰 글래빈(3.41)에 이어 두 번째이고 내셔널리그 전체 투수 중 25위에 해당할 정도로 수준급이다.
최근 5경기를 봐도 6이닝 이상 던지고 3점 이하로 막는 ‘퀄리티 피칭’을 세 차례나 했지만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팀타율 0.240의 빈약한 메츠 타선은 서재응이 등판한 최근 5경기에서 그가 마운드에 있었을 때 평균 2.2점의 형편없는 득점지원을 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는 데 대해 그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오늘 피칭내용이 아주 좋아 만족한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지난달 18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뒤 한 달이 넘게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는 서재응은 26일 봉중근이 뛰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시즌 2승에 다시 도전한다.
한편 봉중근은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중간계투로 나와 1이닝 무안타 무실점했으나 승패와는 무관했고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은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이 비로 연기돼 출장하지 못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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