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돌]히딩크감독 "여전히 한국이 그립습니다"

  • 입력 2003년 5월 28일 18시 32분


동아일보 독자에게 보내는 거스 히딩크 감독 사인.
동아일보 독자에게 보내는 거스 히딩크 감독 사인.
2002월드컵에서 태극전사들을 이끈 거스 히딩크 전 감독(57·네덜란드). 그보다 한국인에게 깊은 영향을 준 외국인이 또 있을까.

350년 전 그의 조상 하멜이 우리에게 신문물을 가져왔다면 그는 한국인의 정신에 신사고(新思考)를 심었다. 월드컵 4강의 위업은 히딩크 감독 특유의 ‘어퍼컷 골 세리머니’대로 ‘우린 안돼’라는 패배주의를 한방에 날려 보냈다.

조국으로 돌아가 프로축구팀 PSV 아인트호벤 감독을 맡고 있는 그를 26일 만났다. 다음은 한일월드컵 1주년을 맞아 히딩크 감독이 한국민에게 보내는 메시지.

“몸은 아인트호벤에 있지만 나는 여전히 한국을 그리워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나는 한국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해 월드컵을 앞두고 나는 ‘험한 길’을 택했습니다. 세계의 강팀들과 싸워 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 패배에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한국 선수들은 변화했고 결국 해냈습니다. 지난해 월드컵은 매 순간이 내게 감동이었습니다. 이제 1년이 지났고, 나는 ‘영웅’에서 보통 사람으로 내려왔습니다. 모든 것은 정상으로 돌아왔고,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월드컵은 내게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순간을 내게 준 한국인들은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아인트호벤(네덜란드)=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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