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아가시 ‘진땀승’…프랑스오픈 남자단식 2회전

  • 입력 2003년 5월 29일 19시 39분


서른을 훨씬 넘긴 나이 때문인가. 256명의 남녀 단식 출전 선수 가운데 최고령. 코트를 바꿀 때마다 잠시 벤치에 앉아 있는 그의 지친 표정은 이대로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백전노장 안드레 아가시(33·미국·사진)는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만한 뜨거운 승부욕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29일 파리 인근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테니스대회 프랑스오픈 남자단식 2회전. 1월 호주오픈에 이어 메이저 2연승을 노리는 2번 시드의 아가시는 크로아티아의 신예인 세계 74위 마리오 안치치(19)에게 3-2(5-7,1-6,6-4,6-2,7-5)로 역전승했다.

1,2세트를 먼저 내주며 위기를 맞은 아가시는 3세트를 따내며 제 페이스를 찾았고 특유의 안정된 스트로크를 앞세워 내리 두 세트를 더 잡아 3시간13분의 접전을 마감했다. 아가시가 세트스코어 0-2의 열세를 딛고 승부를 뒤집은 경우는 이 대회에서만 3번째.

이날 승리로 아가시는 개인 통산 763승을 올려 피트 샘프러스(미국)를 제치고 현역 선수 가운데 최다승 보유자가 됐다. 역대 다승 랭킹에서는 6위. 아가시는 “코트에 선 순간 결코 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승부가 끝날 때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여자 단식에선 세계 52위의 샛별 애슐리 하클로드(18·미국)와 9번 시드 다니엘라 한투호바(20·슬로바키아)의 3회전이 화제를 뿌렸다. 금발의 깜찍한 외모를 지녀 ‘제2의 쿠르니코바’로 불리는 하클로드는 1m80, 56kg의 모델급 신체조건을 앞세운 한투호바를 3시간8분의 사투 끝에 2-1(7-6,4-6,9-7)로 이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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