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포커스]성적보다는 내실을…

  • 입력 2003년 6월 17일 14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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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아시아의 강호 북한과 2-2로 비기면서 조 2위로 4강에 진출, 아시아 최강 중국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되었다.

이날 경기에서 객관적인 전력이 한 수 아래인 한국팀은 경기 초반 선취골을 뽑아내며 북한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무리한 반칙으로 한 명이 퇴장 당하면서 결국 1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던 것.

한국팀이 북한과의 경기에서 선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그다지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전반 선취골로 인해 어느 정도 팽팽한 접전을 벌이면서 경기를 진행해 갔지만 잦은 패스 미스와 수비수들의 어이없는 실수 연발 등은 보는 사람의 기대를 무너뜨리기에 충분한 것들이었다.

일방적으로 밀린 후반에서는 상대의 결정적인 슈팅이 3번씩이나 골대에 맞는 등 한국팀에 운이 많이 따른 것이 사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지금 기량은 세계적인 팀들과 많은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하지만 축구협회나 언론에서는 오직 4강 진출이니 월드컵 본선 진출이 어떻다느니 등 성적에만 너무 치중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이다.

지난해 남자대표팀이 월드컵 4강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히딩크라는 명장을 데려오고 강팀 들과의 경기 등 체계적으로 전력을 키워온 대가였던 것.

그에 비해 여자팀은 어떤가?

선수층도 엷은 데다가 실업팀의 수도 거의 전무 하다시피 한 것이 국내 여자 축구의 현실.

그 동안 우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여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팀과 선수들을 많이 봐왔다.

그러나 언제까지 선수들의 정신력으로만 성적을 낼 수는 없는 일.

현대 스포츠는 적극적인 투자와 체계적인 훈련 없이는 세계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월드컵 본선 진출 이라는 성적 이전에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정말로 세계적인 팀을 만들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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