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봉중근을 제외한 대부분은 평생 잊지 못할 시련을 맛봤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뼈가 채 여물지 않은 1,2학년 때 황금사자 무대에 올랐음에도 슈퍼스타로 성장할 잠재력 하나 만큼은 유감없이 보여줬다.
제5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개막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메이저리거 현역 5인방의 고교 시절 성적을 알아본다.
● 박찬호 (30·텍사스 레인저스)
공주고 1학년 때인 89년 경남고와의 경기에서 선발 이장훈이 1타자도 잡지 못한 채 3실점하자 바통을 이어받았다. 5회 1사까지 5안타 3실점하긴 했지만 불같은 강속구로 삼진 5개를 잡는 위력시범을 보였다.
2년 후 박찬호는 전국구 스타로 성장했다. 화랑기 3승, 봉황기 2승으로 5연승의 상승세. 그러나 박찬호는 황금사자기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동기생 라이벌 박재홍(기아)에게 1회와 9회에 잇달아 2점홈런을 맞고 넋을 잃었다. 2회 중월 2루타에 이어 4회 볼넷으로 팀의 유일한 득점을 올린 게 위안거리.
● 김병현 (24·보스턴 레드삭스)
광주일고 1학년 때인 94년 서울고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한 게 황금사자와의 유일한 인연. 1회 볼넷 1개와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한 뒤 2회에는 아웃카운트 1개만 잡은 채 1사 만루의 위기를 내주고 1루수로 바뀌었다. 그러나 5회 2사후 다시 마운드에 올랐고 이번엔 탈삼진 6개를 기록하며 무안타 무실점의 위력시범을 보였다.
● 서재응 (26·뉴욕 메츠)
요즘 한국인 투수 중 가장 각광을 받고 있지만 광주일고 시절에는 1년 후배인 김병현의 그늘에 가려 출전기회가 적었다. 공교롭게도 94년 서울고전에서 2회 마운드를 이어받았지만 곧바로 적시타를 맞아 김병현의 실점만 4점으로 늘어난 적이 있다.
● 최희섭 (24·시카고 컵스)
광주일고 삼총사 중 막내인 그가 황금사자와 첫 대면한 것은 김병현이 성균관대에 진학한 뒤인 97년 대회. 광주일고는 승승장구했지만 그의 활약은 신통한 편이 아니었다.
신일고와의 결승에선 7-7로 맞선 9회 초 봉중근을 상대로 우중월 2루타를 날렸고 송원국(두산)의 좌전안타가 이어져 무사 1,3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3루에서 포수 견제구에 걸려 아웃. 결국 9회말 끝내기 역전패의 ‘원흉’이 됐다.
● 봉중근 (23·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황금사자가 낳은 불세출의 스타. 신일고 1학년 때인 96년 팀의 5승중 4승을 혼자서 거둬 우수투수상을 받은 그는 2학년 때인 97년에는 팀의 4승을 모두 따내며 2년 연속 우수투수상을 차지했고 타격 2위(0.571)에 도루상(3개)까지 휩쓸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5인방의 황금사자기 성적 | |||
선수 | 연도 | 투수 성적 | 타격 성적 |
박찬호 | 89,91년 | 2경기 1패 평균자책 5.68 | 타율 0.375 3타점 |
김병현 | 94년 | 1경기 1패 평균자책 6.00 | 타율 0.000 |
서재응 | 94년 | 1경기 평균자책 2.70 | 타율 0.000 |
최희섭 | 97년 | 없음 | 타율 0.133 1홈런 1타점 |
봉중근 | 96,97년 | 9경기 8승 평균자책 2.54 | 타율 0.452 2홈런 8타점 |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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