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특급’ 이천수(22)가 스페인 프로축구(프리메라리가)의 명문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기 위해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천수는 전날 밤 갑작스런 고열로 병원에 갔다 온 뒤 이날 새벽에도 병원으로 실려 가는 등 컨디션이 극도로 좋지 않은 상태.
다행히 이천수는 이날 밝은 표정으로 공항 출국장에 나와 “스페인 땅을 밟게 된다는 생각에 흥분된다. 빨리 적응해서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유의 염색머리 대신 단정한 검은색 머리에 양복차림으로 울산 현대 구단 관계자들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빌바오를 거쳐 16일 레알 소시에다드의 연고지인 산 세바스티안에 도착, 17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구단과 정식 연봉 계약을 체결할 예정.
이천수는 현지 언론과 입단 기자회견도 갖고 구단에서 제공할 주택을 둘러보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낸 뒤 20일쯤 귀국할 예정이며 이달 말 팀의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때부터 본격 합류한다.
이천수의 스페인행은 현지에서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주 스페인 한국대사관의 변혜정씨에 따르면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이천수와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기사화 하는 등 지난해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행을 이끈 이천수의 입단에 무척 고무돼 있다는 것.
이천수는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 리그에서는 빠른 스피드의 기술이 잘 통한다고 들었다. 나의 빠른 기술을 경기에 선보이면 팬들로부터 놀랄만한 호응을 받을 것”이라며 “유럽에서 일본의 나카다 선수처럼 내 이름을 날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레알 소시에다드의 로베르토 올라베 스포츠 국장도 14일 스포츠지 ‘AS’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천수의 대담성과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는 우리 구단의 경기 스타일을 바꿀 것으로 본다”며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지난해 K리그 신인왕 출신인 이천수는 이달 초 레알 소시에다드와 계약기간 3년에 이적료 35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라는 역대 한국 선수 최고의 조건으로 스페인행에 성공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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