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은 괜찮겠어?”
15일 베시크타슈와의 2003피스컵코리아 개막전을 앞두고 성남 일화 김대의(29)는 차경복 감독과의 면담에서 ‘30분 정도는 전력을 다해 뛸 수 있다’며 출전을 자원했다.
‘무리할 필요가 없다’며 출전을 말리던 차 감독은 김대의의 자신에 찬 말에 ‘그럼 후반에 한번 뛰어 보라’고 출전을 허락했다. 이 같은 김대의의 투지와 감독의 신뢰가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17분 샤샤와 교체 투입된 김대의는 ‘총알탄 사나이’란 별명답게 갑작스러운 폭우 속에서 공격의 물꼬를 텄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 후반 47분 패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김대의는 황연석이 아크 부근에서 골대 왼쪽으로 띄워준 볼에 쏜살같이 달려들며 머리를 댔고 공은 골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대의는 하마터면 올 시즌을 허송세월할 뻔했다. 3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다롄(중국)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던 것. 3개월의 재활 끝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것은 시즌이 시작된 지 3개월 만인 5월 17일. 뒤늦게 합류한 김대의는 지난 시즌 K리그 MVP답게 3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주춤거리던 팀의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김대의는 무리한 경기출전으로 최근 무릎 통증이 재발했다. 이 때문에 피스컵대회 출전 여부도 불투명했으나 그는 풀타임 출장 대신 자신이 뛸 수 있는 시간만 그라운드에 섰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극적인 결승골로 해결사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김)도훈이형에게 밀어준다는 생각으로 머리를 갖다 댄 것이 골 안으로 들어갔다”며 쑥스러워한 김대의는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지만 세계적인 클럽과 맞붙을 수 있는 기회이기에 출전을 자청했다. 교체 멤버로라도 계속 경기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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