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요리사 감독님 덕분에…”

  • 입력 2003년 7월 27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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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요리사.’

영국 버밍엄에서 열리는 2003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전중인 한국 선수들은 음식걱정을 하지 않는다. 한국식당이 한 곳도 없는 이역만리 타향이지만 끼니마다 따뜻한 밥과 찌개에 김치가 차려진 밥상을 받고 있기 때문.

이런 호강을 누릴 수 있는 것은 휼륭한 요리사를 둔 덕택. 김중수 감독(43)이 바로 한국선수단의 전속 요리사다.

10년 이상 대표팀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김 감독의 요리 실력은 웬만한 주방장을 능가할 정도. 밥부터 찌개와 반찬까지 못하는 요리가 없다. 김 감독은 25일 버밍엄에 도착한 뒤 다음날 직접 새벽시장을 찾아 고기류와 채소, 과일을 골랐다.

배드민턴 대표선수들은 각종 대회에 출전하느라 일년 중 거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낸다. 한국식당이 없는 곳에서 대회가 열릴 경우 직접 밥을 해 먹은 것은 수십 년 된 전통. 선수들이 현지 음식에 적응하지 못해 경기를 앞두고 입맛을 잃어 힘을 쓰지 못하는 일이 잦자 아예 밥을 해먹기 시작한 것.

그래서 배드민턴대표팀이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 취사가 가능한 호텔을 예약하는 것은 필수. 대형 전기밥솥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대회에도 27명에 이르는 ‘입’을 먹이기 위해 2개의 전기밥솥을 한국에서 공수했다.

버밍엄=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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