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침체 이후 올 4월 코리아오픈 우승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들은 이날 몸을 풀 듯 가볍게 첫 세트를 15-5로 따낸 뒤 2세트도 15-7로 마무리하며 최강조의 위용을 과시했다.
김동문과 나경민에게 이번 대회는 내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자신들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음을 알릴 수 있는 기회. 96애틀랜타올림픽 직후 짝을 이룬 이들은 국제대회 22연승 신화를 쌓으며 혼복 최강의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2000시드니올림픽 8강에서 중국의 장쥔-가오링조에 발목을 잡힌 뒤 2001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이들에게 또 다시 무릎을 꿇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해에는 나경민의 부상이 겹치며 세계 랭킹도 하향곡선을 그려 현재 7위. 하지만 이들은 1회전에 이어 이날도 전성기 시절의 환상 호흡을 과시하며 정상 재탈환을 향해 순항했다.
남자 단식의 이현일(김천시청)과 손승모(밀양시청)도 32강전을 통과했다. 왼손잡이인 이현일은 필리핀의 케네빅 아순시온을 2-0으로 완파하며 첫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오른손잡이인 손승모도 복병 블라디슬라프 드루첸코(우크라이나)의 파워플레이에 밀려 1세트를 8-15로 내줬으나 2세트를 15-11로 마무리하며 균형을 이룬 뒤 3세트에선 15-1로 완승, 2-1의 역전극을 완성했다.
버밍엄=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