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진공청소기’ 김남일(26·전남 드래곤즈)이 달라졌다.
올 초 네덜란드 진출을 꾀하다 ‘퇴짜’ 맞고 돌아온 뒤 한동안 그 후유증에 몸살을 앓던 그가 화려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33·LA 갤럭시)가 ‘영광은 준비된 자의 것’이라고 했듯 ‘준비된 진공청소기’가 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는 것.
게임, 휴식, 훈련, 연구, 공부…. 요즘 그에겐 하루가 짧다. 주 2회 치러지는 K리그 때문에 녹초가 되지만 틈나는 대로 부족한 점 채우는데 시간을 할애 한다. 저녁 늦게까지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유럽에서 통하는 체력을 만들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동안 수비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유럽에 나가보니 제가 수비형 미드필더로선 제일 경쟁력이 없는 ‘우물 안 개구리’였습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도 적극 가담해야 하는 자리인 걸 비로소 알았습니다.”
요즘 밤이건 낮이건 시간 날 때마다 혼자서 좌우 사이드로 볼을 패스하고 득점권내에선 과감하게 슈팅하는 훈련을 하는 것도 이 때문. 지난달 30일 열린 대구 FC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산물이다.
김남일은 이날 공수를 오가며 그라운드를 휘젓다 후반 43분 신병호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가슴으로 떨어뜨려준 볼을 달려들면서 15m 중거리 슛으로 연결, 팀에 4-3의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국내 복귀 첫 골이자 통산 두 번째 골. 3일 전북 현대모터스전(1-1)에서도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전북 수비진들을 당황하게 했다.
구단에 매경기 자신의 플레이를 비디오 촬영해달라고 부탁 해 매일 수차례 반복해 보며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도 김남일의 하루 일과 중 하나.
이회택 전남 감독은 “남일이가 한층 성숙해졌다. 볼 배급이나 공격가담 능력도 적극적이다. 무엇보다 자신감에 차 있어 보기 좋다. 해외진출에 실패한 뒤 의기소침했는데 제 모습을 찾고 축구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고 평가.
김남일은 밤에 하는 일이 또 있다. 영어와 일본어 회화 공부.
“네덜란드에서 뛰면서 외국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어디로 갈지 모르겠지만 해외진출 후 곧바로 적응하기 위해선 외국어가 꼭 필요하다. 최소한 외국어 2개는 익힐 생각이다.”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변신의 몸부림을 하고 있는 김남일. ‘환골탈태’한 그의 모습을 볼 날도 멀지 않았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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