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설바우두’ 킬러본색

  • 입력 2003년 8월 7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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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히바우두’ 설기현(24·벨기에 안데를레흐트)이 2003∼2004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의 동점골 어시스트에 이어 결승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설기현은 7일 브뤼셀에서 열린 2003∼2004유럽챔피언스리그 예선 2라운드 2차전에서 루마니아리그 우승팀 라피드 부쿠레슈티를 맞아 후반 초반 동점골 어시스트에 이어 극적인 역전골을 터뜨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설기현은 이로써 2001년 8월 9일 유럽챔피언스리그 할름스타드(스웨덴)전에서 한국 선수로는 챔피언스리그 사상 처음으로 골을 넣은 뒤 이날 두 번째 골을 뽑았다.

1차전 무승부(0-0)로 안데를레흐트는 이날 지거나 골을 허용한 무승부일 경우 원정팀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탈락할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

안데를레흐트는 기온이 39도까지 치솟는 폭염 때문에 두 차례나 경기가 중단되는 가운데 전반 42분과 43분 연속 두 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후반부터 대역전극이 시작됐다.

후반 6분 주포 예스트로비치의 첫 골로 추격의 발판을 만든 안데를레흐트는 설기현의 감각적인 패스를 받은 세테르베르크가 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가 갈린 것은 후반 30분. 세테르베르크가 왼쪽에서 코너킥으로 올린 공을 설기현이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돌고래처럼 솟구쳐 오르며 헤딩슛으로 골망을 뒤흔든 것.

이번 시즌을 끝으로 빅리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설기현은 “전반 2골을 뒤지고 있을 땐 정말 지는 줄 알았다”며 “하지만 후반 초반 만회골이 터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평생 잊지 못할 역전 결승골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설기현의 결승골로 챔피언스리그 3라운드에 진출한 안데를레흐트는 13일 지난 시즌 폴란드리그 우승팀 위슬라 크라코와 첫 경기를 벌인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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