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연맹은 8일 “15일 열리는 ‘K리그 20주년 OB올스타전’에 선발된 옛 유명 스타 22명중 4명이 출전하지 못해 조만간 ‘예비 멤버’까지 포함해 다시 명단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기자단과 축구전문가 그룹의 투표로 80년대 팀과 90년대 팀 ‘베스트 11’을 선발한 지 불과 1주일 만에 일부를 다시 뽑게 된 것. 여기엔 연맹의 무성의와 주먹구구식 일처리 탓이 크다.
오지도 못할 태국의 피아퐁이나 독일에서 뛰고 있는 라데 같은 외국인 스타들을 잔뜩 후보에 올려놓은 것부터가 문제. 또 40대 중후반의 ‘노장 스타’들이 선수교체도 없이 50분(전후반 각각 25분씩) 동안 풀타임을 뛰도록 달랑 ‘베스트 11’만 뽑은 것도 한치 앞을 보지 못한 처사였다.
90년대 팀으로 선발된 ‘캐넌슈터’의 원조 황보관 J리그 오이타 트리니타 청소년팀 감독은 7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OB올스타전이 열린다고 해서 연맹으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안 온다”고 말했다.
연맹은 “황보 감독이 바빠서 못 올 것 같다”라며 아예 명단에서 제외했다가 기자가 ‘황보 감독의 뜻’을 전하자 그때서야 부랴부랴 연락해 “황보 감독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연맹은 “계속 연락이 안 됐다”고 변명을 늘어놓았으나 국내에 있는 조광래 안양 LG 감독도 “7일 오전에야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프로축구연맹의 ‘주먹구구식 일처리’는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예와 비교해보면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KBO는 2001년 ‘올드스타’전을 준비하며 12인의 선발위원회(기자단 5명, KBO 관계자 3명, 야구인모임 ‘일구회’ 4명)를 만들어 후보 선수들의 해외연수 등 다양한 변수를 확인한 끝에 백두와 한라로 나눠 20명씩을 선발했다.
KBO의 한 관계자는 “프로축구연맹의 일처리가 우리와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월드컵 ‘4강 신화’의 한국축구. 그러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행정 능력은 세계 150위권도 못되는 것 같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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