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커스]현주엽 “프로복귀 신고합니다”

  • 입력 2003년 8월 11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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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이여 안녕”‘충성’. 2년2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식에서 절도있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현주엽. 현주엽은 군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10월 개막되는 프로농구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성남=김종석기자
“軍이여 안녕”
‘충성’. 2년2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식에서 절도있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는 현주엽. 현주엽은 군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10월 개막되는 프로농구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성남=김종석기자
‘코트 앞으로.’

프로농구 코리아텐더의 ‘나는 하마’ 현주엽(28)이 26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다.

현주엽은 11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식을 갖고 군인에서 다시 ‘프로농구 선수’로 돌아 왔다.

“충성. 전역을 명받았습니다.”

우렁찬 목소리로 신고를 마친 ‘예비역 병장’ 현주엽은 그동안 설레는 마음으로 제대의 순간을 기다려왔다. 군복을 벗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주위에 있던 간부들 눈치를 보더니 대뜸 엄지손가락부터 세울 정도. 10월25일 개막되는 프로농구 2003∼2004시즌에 화려하게 복귀할 부푼 희망을 품고 있다는 뜻.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밖에 나가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2001년 6월 상무 농구단에 입대한 현주엽의 군 생활은 파란만장했다. 2002농구대잔치에서 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끌며 고려대 시절에도 이루지 못한 대잔치 우승의 꿈을 달성했다. 또 지난해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선 20년 만에 남자농구 금메달의 주역이 되면서 선수 생활 최고의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호사다마였을까. 아픈 왼쪽 무릎을 참아내며 무리한 끝에 지난해 12월 수술까지 받아 선수 생활의 위기를 맞았다.

농구공 대신 현주엽은 6개월 넘게 헬스 기구와 씨름했고 수영장에서 땀방울을 쏟으며 재활에 매달렸다. 하루 5시간 가까이 수술 받은 왼쪽 무릎의 근력을 키웠고 허리와 어깨 강화 운동으로 힘을 키웠다. 몸만들기에 공을 들인 덕분인지 최근 컨디션은 최상에 가깝다는 것이 재활담당자의 진단. 최근 몇 년간 현주엽을 지켜본 메디포츠 스포츠클리닉 조종현 실장은 “요 근래 가장 좋은 상태다. 농구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주엽 자신도 “프로 가서 뛰는데 지장이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군 입대 전 프로에서 3시즌을 뛴 현주엽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경험이 없다. 그래서 일단 눈높이를 낮췄을까. “팀을 6강으로 이끄는 게 1차 목표입니다. 이버츠가 재계약을 포기한 게 아쉽습니다. 구단의 지원과 외국인선수와의 호흡만 잘 맞아떨어진다면 그 이상 성적도 기대하고 싶습니다.”

“너희들은 언제 제대하니.” 11일 상무를 제대한 현주엽(오른쪽)과 단짝 신기성(오른쪽에서 세번째)이 부대를 떠나기에 앞서 후배 조상현(왼쪽) 임재현과 어깨동무를 하며 석별의 정을 나누고 있다. 성남=김종석기자

개인플레이와 돌출 행동으로 때로는 비난을 받았던 현주엽. 그런 현주엽이 군복무하면서 ‘인내’를 뼈저리게 느꼈다고 했다. “잘 짜여진 틀 속에서 참아야 하고 때론 남에게 고개도 숙일 줄 알아야 하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팀 매각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부산으로 연고지도 바꾼 만큼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게 현주엽의 희망.

한층 성숙해진 현주엽은 이번 주까지 개인훈련을 매듭지은 뒤 18일 부산으로 내려가 팀에 합류한다.

■신기성 TG전훈 합류

이날 현주엽과 함께 제대한 고려대 동기 신기성(TG)은 곧바로 팀 동료들이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태백으로 내려갔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팀의 안방살림을 맡아야 될 가드 신기성은 “내가 없을 때 팀이 정상에 섰기 때문에 우승하고 싶은 욕망이 대단하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성남=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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