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설기현(24·안데를레흐트·사진)이 꿈의 무대인 2003∼200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축구대회에서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비슬라 크라코프(폴란드)와의 3라운드 1차전. 스타팅멤버로 그라운드에 나선 설기현은 전반 11분 선제골을 어시스트해 팀의 3-1 승리를 주도했다. 설기현은 7일 가진 2라운드 2차전 라피드 부쿠레슈티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데 이어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
‘별들의 전쟁’인 챔피언스리그는 각국 리그 챔피언들이 겨루는 대회로 선수에겐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설기현은 2001년 8월 헬름슈타트전(예선 3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 챔피언스리그 득점선수로 이름을 올리는 등 챔피언스리그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오른쪽 발목 부상을 털어내고 그라운드에 나선 설기현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며 날카로운 측면 돌파로 상대 수비를 끌어내 예스트로비치와 아루나의 공격 루트를 열어줬다. 설기현은 전반 11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수비수 1명을 제치고 깊숙이 센터링해 예스트로비치의 선제골로 연결시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전반 38분 예스트로비치가 부상으로 교체되자 설기현은 스트라이커로 자리를 옮겨 한방을 노렸다. 설기현은 후반 6분 2명의 수비수를 제치는 환상적인 드리블에 이어 슛까지 날렸으나 득점하지 못했고 후반 29분에는 절묘하게 올린 크로스패스를 아루나가 골로 연결시키지 못해 어시스트를 추가하는 데 실패했다.
안데를레흐트는 로브레와 아루나가 추가골을 터뜨려 후반 32분 주라브스키가 1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크라코프를 가볍게 제압했다. 안데를레흐트는 이날 승리로 27일 폴란드 원정경기 2차전에서 1점차로 져도 본선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한편 최근 발목 부상에 시달려 온 설기현은 이날도 슈팅을 날리다 부상이 조금 악화됐지만 다음 경기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설기현은 “전반에 상대와 거친 몸싸움을 벌이다 넘어졌지만 몸에는 큰 이상이 없는 상태다. 골을 더 많이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좀 더 많은 것을 배운 뒤 1년 뒤에는 빅리그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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