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물치’ ‘철인’ ‘기록의 사나이’ 등 숱한 별명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김현석(36·울산 현대)이 15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003푸마올스타전에서 정든 프로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팬들과의 이별이 못내 아쉬웠을까. 후반 13분 팀 후배 최성국과 교체 투입된 김현석은 25분 정확한 센터링으로 에드밀손(전북 현대)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한 뒤 40분에는 대포알 슈팅으로 골까지 잡아내는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김현석은 90년 울산 유니폼을 입은 뒤 2000년 일본 프로축구 베르디 가와사키에서 뛴 한 시즌을 빼고는 줄곧 국내무대를 지킨 ‘한국 프로축구의 산 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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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세월을 프로무대와 함께 한 만큼 그가 남긴 족적은 화려하고도 깊다. 프로통산 최다 출장(362경기)에 통산 최다 골(110골), ‘50(골)-50(어시스트) 클럽’ 가입도 그가 최초다. 92년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 96년 정규리그 MVP, 97년 득점왕 등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런 공을 높이 사 올스타전에 그를 감독 추천 형식으로 특별 초청해 은퇴무대를 마련했다.
올스타전에서 현역 선수의 은퇴식이 열린 것은 2001년 고정운에 이어 두 번째.
올 시즌을 끝으로 울산 코치로 새 인생을 시작하는 김현석은 “그라운드를 떠나려니 아쉽지만 좋은 기록을 남겨 기쁘다”며 “언젠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 본선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도자로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은 94미국월드컵과 98프랑스월드컵 당시 예선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으나 정작 본선행 멤버에서는 제외된 아픈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이동국(광주 상무)과 에드밀손(전북), 도도, 김현석(이상 울산)이 연속골을 터뜨린 남부선발이 다보(부천 SK)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중부선발을 4-1로 제압했다.
이동국은 통산 세 번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1000만원의 상금과 현대자동차의 다목적용 차 테라칸을 부상으로 받았다. 앞서 열린 80년대 올스타와 90년대 올스타간의 대결에서는 ‘캐넌슈터의 원조’ 황보관과 ‘황새’ 황선홍이 연속골을 터뜨린 90년대 올스타팀이 2-0으로 승리했다.
또 하프타임에 열린 ‘캐넌슛 콘테스트’에서는 정조국(안양 LG)이 시속 135km의 대포알 슛으로 남기일(130km·부천)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역대 최고는 지난해 이기형(수원 삼성)의 138km.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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