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대구U]“北 와야 할텐데…” 아쉬운 달구벌

  • 입력 2003년 8월 18일 17시 52분


북한이 대구유니버시아드 불참 시사에 이어 입국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북한응원단의 환영식이 열릴 예정이던 대구은행연수원 운동장엔 빈의자들만 썰렁하게 놓여 있다.대구=특별취재반
북한이 대구유니버시아드 불참 시사에 이어 입국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18일 북한응원단의 환영식이 열릴 예정이던 대구은행연수원 운동장엔 빈의자들만 썰렁하게 놓여 있다.대구=특별취재반
북한 선수단이 입국취소(17일)에 이어 대회 불참을 시사한 18일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조직위와 시민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뉴스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차분히 손님맞을 준비를 계속했다. 그러나 대회 개막을 불과 사흘 앞두고 터진 ‘악재’로 일부 파행과 차질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선수촌에서는 아쉬운 분위기가 흘러나왔다. 북한 선수단 숙소로 정해진 선수촌 109동의 45평형 아파트 30세대는 에어컨 탁자 침대 등 모든 비품을 구비하고 입주할 날을 기다려왔다. 북한이 끝내 불참할 경우 이 아파트들은 대회기간 내내 텅 비어 있게 된다.

문영석 선수촌 운영1단장은 “조직위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기대를 많이 했는데 서운해 하고 있다. 북한이 와야 대회가 활기 있고 구경도 많이 올 텐데 아쉽다”고 털어놨다.

북한 ‘미녀 응원단’ 숙소로 배정된 대구은행 연수원은 환영식장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이곳 운동장에선 이날 오후 5시 환영식이 열릴 예정이었다. 연수원 관리를 맡고 있는 장용호씨는 “응원단이 올 경우에 대비해 식사 준비 등은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 선수단 서포터스들도 가라앉은 분위기. 대구 달성군민으로 이루어진 ‘달성사랑모임 북한 서포터스’ 조춘식 사무국장은 “북한의 불참 시사 뉴스를 듣고 허탈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씨는 “아직 실망하기엔 이르다. 여전히 북한이 참가할 것을 믿고 있다”며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17일로 예정됐던 북한선수단 입국 때 환영하기 위해 준비한 꽃다발도 그대로 보관중이다.

참가국 입촌식 등 다른 행사들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한국 중국에 이어 3번째로 많은 317명의 선수단을 출전시킨 일본은 이날 오전 11시 선수촌내 국기광장에서 입촌식을 가졌다. 멕시코 포르투갈 이라크 예멘 등도 이날 입촌식을 마쳤다. 한국선수단은 이날 본진이 입촌했으며 입촌식은 19일 열린다.

한편 조해녕 대구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장은 18일 북한의 참가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 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공동번영, 남북간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고 세계 대학생들의 도전정신을 펼쳐나가는데 동참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북측이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특별취재반

■“北 응원 1200명이 열심히 연습했는데…”

대구=특별취재반

“이발소에 나와 북한이 안 올지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는 힘이 쭉 빠졌습니다. 외가 식구들 오는 것처럼 정말 정성껏 준비했는데….”

‘달성사랑모임 북한 서포터스’ 응원단장인 박노덕씨(42·사진)는 18일 오전 북한 측이 선수단 불참을 시사했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200여명으로 이뤄진 ‘달성사랑모임 북한 서포터스’는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조직된 공식 서포터스. 북한 선수단이 온다는 소식에 지난 4월말에 조직됐으며 300여 명씩 4개조로 나눠 보름 넘게 연습해왔다.

응원단장 박씨는 25년 경력의 베테랑 이발사다.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서 ‘강변이용소’를 운영중. 죽마고우이며 같은 마을에서 역시 이발소를 운영하는 유명호씨(42)와 함께 달성군의 각종행사 진행을 20년 이상 도맡아왔다. 달성군에서는 박씨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박씨가 북한 서포터스 응원단장을 자청한 것은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 때문. 박씨의 모친 최순녀씨(향년 71세)는 금강산이 고향이었다.

“일단 끝까지 기다려봐야죠. 꼭 오리라고 믿습니다.”

박씨의 이발소 앞에는 ‘북한 선수단 응원관계로 U대회 기간동안 이발소 문을 닫습니다’라는 현수막만이 빗방울을 맞으며 걸려 있었다.

대구=특별취재반

■“대구U 문화예술축전 함께 즐겨요”

‘대구유니버시아드는 문화예술축전’.

‘국내 최고의 섬유, 패션 도시’ 대구가 2003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하는 전 세계 171 개국 선수단과 미디어를 상대로 화려하고 독특한 문화 예술 향연을 준비하고 있다.

대회조직위원회가 중점을 두고있는 문화 예술 행사는 크게 4가지. 우선 개,폐회식 행사를 통해 첨단IT 및 녹색환경과 섬유패션도시로서 대구 이미지를 한껏 과시한다.

또 최근 개관한 오페라하우스와 문화예술회관, 두류공원,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 등 시내곳곳에서 다양한 경축문화행사를 펼친다.각국의 선수, 임원들이 묵을 선수촌에서도 대회 기간 중 공연, 전시 및 체험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경북도내 7개 개최 도시도 지역 특성을 살린 문화행사를 마련해놓았다.

주요 문화 예술 행사
행사명장소기간
한국전통문화디지털영상전시선수촌8.14-9.1
'Jumping Jumping Universiade'(전야제)유니버시아드주경기장 등8.20
국제대학에어로빅 새천년건강체조축제경북대 대강당8.20-21
세계대학그룹 패션쇼한국패션센터8.21-23
세계대학생 연극제대구문화예술회관 8.15-22
세계대학생 무용페스티벌 〃 대극장8.19-23
세계대학생 아트페스티벌 〃 제6-10전시실8.19-24
세계대학생 연합합창제대구오페라하우스8.25-26
국제대학생 건축설계제전대구문화예술회관 제8-10전시실8.26-31
한국고가와 한국예술과 인간의 감동낙동강변축제장 등8.20-27
김천국제퍼포먼스 아트페스티벌김천종합운동장 야외무대8.20/8.30
하나 되는 동양과 서양문화를 위해영천체육관8.21-30

대구=특별취재반

■유니버시아드란?

유니버시아드(Universiade)는 대학(University)과 올림피아드(Olympiad)의 합성어로 ‘전 세계 대학생들의 종합 체육대회’.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주최하며 하계대회와 동계대회로 나눠 2년마다 개최한다. 만 17세에서 28세 사이의 모든 아마추어 대학 선수는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대학 졸업생의 경우도 졸업한 해에 열리는 대회에는 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출전 자격을 가진다.

하계대회의 경기 종목은 10개 정식 종목에 개최국에 따라 선택종목이 추가되는데 이번 대구대회에는 태권도 유도 양궁이 선택종목으로 채택돼 모두 13개 종목의 경기가 열린다.

한국은 1959년 제1회 이탈리아 토리노대회부터 참가하고 있으며 1995년 일본 후쿠오카대회 당시 금메달 10개로 역대 최고인 종합 5위를 달성했다. 한국은 97년 무주에서 동계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한 적이 있다.

대구유니버시아드 특별취재반

△스포츠레저부=권순일 차장,

김상호, 김종석, 정재윤 기자

△사회1부=최성진 차장, 정용균, 이권효 기자

△사진부=안철민, 전영한, 강병기, 박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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