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이천수 스피드 원더풀”

  • 입력 2003년 8월 19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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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22·레알 소시에다드·사진)가 스페인무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이천수는 19일 스페인 온다리비아의 온다르차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오사수나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후반 교체선수로 출전해 발군의 스피드를 과시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비록 골을 넣지 못했지만 10여분 사이에 두 차례나 결정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느슨했던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어 4000여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경기는 골잡이 니하트(터키)와 코바체비치(유고), 데 페드로 등 주전 공격수들이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와 부상 때문에 출장하지 않아 후반 초반까지 맥이 빠지고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천수가 그라운드에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후반 23분 오사수나의 모하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드누엑스 감독이 벤치에 있던 이천수를 투입했고 이천수는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문전에서 대포알 같은 슈팅을 날렸다. 아쉽게도 이 슛은 골키퍼의 선방으로 골문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천수는 종료 직전에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골문 위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나는 강력한 슈팅을 때렸다. 관중들은 이천수가 문전을 파고들 때 마다 “이찬수(Lee Chan Soo)”를 연호했다.

경기 후 스페인 언론들은 ‘레알 소시에다드가 0-1로 패했지만 이천수가 색깔 없던 경기를 살려 놓았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이천수는 14일 우디네세(이탈리아), 17일 알 알리전(이집트)에 이어 3경기 연속 연습 경기에 출전해 주전확보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중앙공격수와 좌우날개, 처진 스트라이커 등 여러 위치를 무리없이 소화해 ‘멀티 플레이어’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우디네세전 때는 ‘찜통더위’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풀타임 출전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지만 알 알리전에선 무거운 몸놀림에 지나친 욕심으로 게임을 잘 풀어내지 못했다.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마드리드(스페인)=변혜정 통신원 JACGAR@telefonic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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