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 관계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한 것은 지난달 24일 네팔 여자 선수의 실종사건. 네팔 선수단장의 신고로 하프마라톤 선수인 알리샤 아왈(21)의 무단 이탈 소식을 접한 선수촌측은 경찰과 함께 이날 밤 늦게까지 선수촌 일대는 물론 공항과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샅샅이 뒤졌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알리샤가 지난해 부산아시아경기 당시 네팔대표선수로 출전한 뒤 행방불명된 남자친구 시라람 차우다리(25)와 연락이 닿아 함께 잠적했을 것으로 보고 계속 행적을 쫓고 있다.
선수촌측을 가장 황당하게 만든 선수는 인도의 태권도 대표인 쿠말 산지브와 싱흐 하디브. 이들은 지난달 22일 대구에 도착한 뒤 하루 37달러(약 4만4000원)인 선수촌 숙박비가 비싸다며 여관에서 묵다가 25일 오전 뒤늦게 입촌했다. 그러나 입촌 후 첫 아침식사를 하자마자 쿠말의 할머니 사망 소속이 날아들어 두 선수 모두 출전을 포기한 채 다시 짐을 꾸렸다.
정작 문제가 생긴 것은 그 다음. 인천공항 행 고속버스를 타고 옥천휴게소에 도착했을 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내린 싱흐가 버스를 찾지 못한 것. 연락이 닿은 선수촌 관계자의 도움으로 싱흐는 택시를 타고 선수촌으로 돌아왔고 혼자 인천공항까지 갔던 쿠말까지 다시 돌아오는 소동을 벌였다.
이번 대회에서 조직위가 체재비를 부담한 국가는 110여개국. 체재비는 면제받아도 선수촌내 시설물 훼손에 대비한 예치금은 부담하는 게 국제관례지만 이마저도 내지 않은 국가가 10여개국에 이른다.
예치금이라야 선수단 규모가 25명 이하면 100달러, 그 이상이면 500달러 선이지만 해당 국가들이 돈이 없다고 버티자 조직위는 ‘시설물을 파손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만 받고 입촌을 허락했다. 체재비를 면제받은 국가일수록 경기가 끝났는데도 공짜인 선수촌 생활을 즐기며 퇴촌을 하루라도 더 늦춘다는 게 선수촌측의 푸념.
대구=특별취재반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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