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이천수는 0-1로 뒤지던 후반 11분 사비 알론소가 헤딩으로 패스한 볼이 상대 수비수 머리에 맞고 오른쪽 페널티지역으로 흐르자 이를 잡아 뛰어 나오는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로빙슛을 날렸다. 볼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기 직전 동료 코바세비치(30)가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다시 차 넣는 바람에 이천수의 슛은 골 대신 도움으로 기록됐다.
이천수는 한동안 자신이 골을 넣은 것으로 착각해 유니폼 티셔츠를 벗고 ‘속옷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속옷에는 바스크어로 ‘Eskerrik Asko(감사합니다)’, 한글로 ‘한국축구의 자존심’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천수는 유니폼을 벗었다는 이유로 주심으로부터 시즌 첫 경고를 받았다.
그는 “내 골인 줄 알았는데 아쉽다. 4일 홈경기에서는 반드시 골을 터뜨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몬주익경기장엔 300여명의 교민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이천수를 응원했다. 양 팀은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고 이천수는 후반 43분 파울라와 교체됐다.
데누엑스 감독은 경기 후 “이천수는 아주 훌륭한 경기를 펼쳤다.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곳에서 생활했는데도 그의 자질을 우리에게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한편 일본 J리그의 김은중(센다이)과 안정환(시미즈 S 펄스)도 이날 골을 터뜨렸다.
후기리그부터 일본에 진출한 ‘샤프’ 김은중은 세레소 오사카와의 원정 데뷔전 후반 34분 첫 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팀은 2-4로 패했다.
J리그 잔류가 확정된 안정환도 도쿄 베르디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41분 천금같은 역전골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4호골.
마드리드(스페인)=변혜정 통신원 JACGAR@telefonica.net 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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