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구구장을 방문해 이승엽의 130m짜리 대형아치를 눈앞에서 지켜본 토미 라소다 LA다저스 부사장(76)은 “어느 누가 봐도 인상적인 홈런이었다”며 칭찬했다.
하지만 이승엽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는 자제하는 모습. 그는 “시드니올림픽 때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 “단지 몇 타석만 보고 비교를 하긴 힘들다. 게다가 3년 전 일 아니냐”고 말했다.
라소다 부사장은 “이승엽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도 “1경기만 보고 이야기하기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대구의 한 미군부대에서 강연을 한 뒤 야구장을 찾았던 라소다 부사장은 경기 뒤 상경했다. 그는 5일 일본을 경유해 미국으로 돌아간다.
한편 이날 대구구장을 찾은 라소다 부사장측은 비공식 방문임에도 본부석 로열석인 대회본부실을 관람석으로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여 삼성측으로부터 빈축을 샀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공식초청도 아니고 사전에 다저스가 우리에게 협조공문을 보낸 것도 아닌데 당당하게 구장에 들어와 최고의 자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 경우로 따지자면 표를 사고 들어와야 했을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결국 라소다 부사장과 다저스 스카우트들은 본부석 위층의 다소 비좁은 ‘사랑의 관람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대구=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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