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기’ 김도훈(33·성남 일화)이 자존심 회복의 기회를 잡았다. 그는 처음으로 움베르토 쿠엘류 한국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아 8일 발표된 2003아시안컵축구대회 예선(25∼29일·인천)에 출전할 국가대표팀 22명에 이름을 올렸다.
김도훈은 국내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평가받았지만 지난해 월드컵 직전 ‘히딩크 사단’에서 탈락했고 쿠엘류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뒤에도 대표팀과는 인연이 없었다. 결정적인 순간에 번번이 골을 놓치는 통에 눈 밖에 난 것.
그러나 김도훈이 최근 K리그에서 17골(득점 3위)을 기록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성남의 3연패를 주도하자 쿠엘류 감독의 마음이 움직였다. 쿠엘류 감독은 “해외파가 빠진 상태에서 가장 믿을 만한 공격수”라고 김도훈을 평가했다. 김도훈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은 지난해 11월 20일 브라질전 이후 9개월여 만.
김도훈은 “나이가 들어 부담스럽다. 그러나 나라의 부름을 받는다는 것은 최고 영광이다. 최선을 다해 그동안 못했던 부분을 만회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대의(성남)와 미드필더 정경호 김정우(이상 울산), 수비수 최종범(포항) 김정겸(전남) 조성환(수원) 박진섭(울산) 등 6명도 새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새로 뽑은 젊은 선수들은 요즘 K리그에서 한창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이라는 게 쿠엘류 감독의 설명.
대표선수들은 18일부터 29일까지 소집돼 훈련과 경기를 치른다. 21일 열리는 프로축구 K리그에는 각 팀 소속으로 출전한다. 이번 대표팀엔 각국 리그 일정 등을 감안해 해외파 선수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쿠엘류 감독은 아시안컵축구 예선을 앞두고 재충전의 기회를 갖기 위해 8일 고국 포르투갈로 출국했다. 쿠엘류 감독은 15일 귀국한 뒤 18일부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대표팀 선수들을 소집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표팀 명단
△GK=이운재(수원) 김용대(부산) △DF=김태영 김정겸(이상 전남) 최진철 박재홍(이상 전북) 조성환(수원) 이기형(성남) 현영민 박진섭(이상 울산) 최종범(포항) △MF=김남일(전남) 이을용(안양) 이관우(대전) 최태욱(안양) 최성국 정경호 김정우(이상 울산) △FW=김도훈 김대의(이상 성남) 우성용(포항) 조재진(광주)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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