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한일전 심판이 누구야?

  • 입력 2003년 9월 18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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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서는 ‘홈 어드벤드지’라는 것이 존재한다.

속 사정이야 어떻든지간에 홈에서 경기를 펼치는 팀들이 승리를 거둠으로써 관중동원과 선수들의 사기 등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지난 17일에 벌어진 한일 올림픽 대표팀간의 평가전.

분명 경기가 펼쳐진 곳은 한국 땅이고 그것도 월드컵의 기억이 생생한 상암구장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주관하는 주심은 한국의 홈 어드벤티지를 외면한 체 일본 편에서 경기를 끌어가서 보는 이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이나 TV앞에 있는 축구팬들이 심판의 편파적인 판정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주심의 편파적인 판정에 쓴 웃음을 지울 수 밖에 없었다.

사건의 주인공은 아시아 축구의 변방으로 밀려난 말레이시아 출신의 서브히딘 살레 주심.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선수들의 태클이 오가고 사소한 반칙이 이어지는 순간, 심판의 휘슬은 꼼짝하지 않았다.

지켜보던 팬들과 축구 관계자들은 다소 휘슬을 아끼는 심판으로 생각했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국의 선제골이 터지자 심판의 일본 사랑이 슬슬 고개를 들었다.

정당한 어깨 싸움은 한국의 파울이었고 왠만한 태클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결국 전반 막판에 한국의 최원권이 골문 앞에서 드리블하는 동작에서 일본 주장 모리사키의 발에 걸렸지만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곧바로 경기장 전광판에는 반칙 장면이 반복되고 있었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었다.

이후에도 일본 문전에서 벌어진 수비수들의 파울은 두어차례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가고 말았다.

한국땅에서 벌어지는 경기라고 지나치게 한국편을 들어달라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공정한 경기를 펼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살레 주심은 오로지 일본편이었다.

한국팀이 이겼으니 아무런 말이 없지만 만일 한국이 패했다면 살레 주심에게 날아오는 화살은 불 보듯 뻔할 정도.

이 경기를 지켜보면서 일본에 뒤쳐지는 축구 외교를 탓해야할지 일본의 경제력을 부러워해야할지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교훈을 얻었다.

향후 한국에서 벌어지는 A매치는 축구 선진국의 심판을 배정하도록 해야한다.

한국과 일본,중국의 경쟁으로 선수들의 기량은 날로 향상되는데 이들의 경기력을 심판들이 저하시켜서는 안된다.

유럽 출신의 심판을 꼭 집어서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A매치는 아시아권이 아닌 심판을 배정하는 것이 아시아 축구 발전에도 기여할 듯 싶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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