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홈런볼 “뜰채로 낚았다”

  • 입력 2003년 9월 26일 01시 42분


결국 뜰채가 이승엽의 홈런볼을 낚아챘다.

25일 광주구장에서 이승엽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외야석 오른쪽에 자리 잡은 관중들은 모두 일어서 환호했다. 6회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야구공이 날아오자 수십명의 관중이 미리 준비해 온 뜰채를 번쩍 들어올렸다.

55호 홈런볼을 잡은 주인공은 대학생 박대운씨(23·광주 운암동). 서강정보대 소방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씨는 친구 3명과 함께 이번 기아-삼성의 4연전 중 이날 유일하게 관전하러 왔다가 행운을 잡았다. 그는 TV중계 때 눈여겨본 뜰채를 준비해 오는 치밀함을 보였다.

박씨는 “공이 빨려 들어오는 순간 기분이 최고였다. 한마디로 ‘대박’을 터뜨렸다”며 활짝 웃었다. 박씨는 또 “꿈을 꾸진 않았으나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가 좋아하는 선수는 기아 이종범. 박씨는 “이제부터 이승엽을 좋아해야겠다. 56호 홈런볼도 노려보겠다”고 말했다.

1남1녀 중 막내인 그는 ‘홈런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만일 이 홈런볼로 돈을 벌게 되면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삼성구단은 홈런볼에 대한 아무런 보상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광주=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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