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 정주영 체육관’ 개관을 기념해 1999년에 이어 4년만에 다시 열린 ‘통일 농구대회’. 7일 평양에서 열린 남측 ‘아산’팀과 북측 ‘아태’팀의 여자부 경기는 시종 박수와 화기애애한 응원 속에서 진행됐다.
이 경기에서 아산팀은 88-84로 승리, 역대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섰다. 선수들이 한 치 양보없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자 1만2000여 관중석을 가득 메운 북측 응원단은 박수로 양 선수단을 응원했고 ‘휘파람’ ‘반갑습니다’의 음악을 연주하며 흥을 돋웠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아산팀은 전주원 김영옥 등 현대 여자농구팀을 주축으로 하고 김지윤(국민은행) 박정은(삼성생명) 등 여자프로농구 5개 팀에서 한 명씩 가세해 구성됐다.
아산팀 박명수 감독(우리은행 감독)는 “아버지가 황해도 해주, 어머니가 평안북도 신의주출신이라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함경남도 정평 출신인 이종애(우리은행)는 83-81로 앞선 가운데 골밑슛과 추가자유투를 성공시켜 승리의 주역이 됐다.
■“기만 돌입… 구멍수 내라” 北농구용어 눈길
“구멍수를 내야하지 않겠어?”
북한농구팀 감독은 선수들을 이렇게 질책한다. 돌파구를 찾으라는 뜻. 북한의 농구용어는 생경한 것이 한 둘이 아니다. 외국어를 우리말로 철저하게 풀어쓰는 게 특징.
슛은 ‘(던져) 넣기’이며 3점 슛은 ‘3점짜리 먼 거리 던져 넣기’ 자유투는 ‘벌 넣기’라고 부른다. 또한 덩크슛은 ‘꽂아 넣기’ 리바운드는 ‘판공 잡기’ 어시스트는 ‘득점 연락’이며 더블 드리블은 ‘몰기 실수’ 바스켓 카운트는 ‘덤 넣기.’
뜻을 찬찬히 생각해보면 대부분 이해할 수 있지만 여러 용어가 함께 쓰이면 언뜻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가령 ‘기만 돌입하여 높이 조약함과 동시에 몸을 회전시키며 꽂아 넣기를 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페인트 모션으로 상대수비를 따돌리고 높이 점프해 터닝 덩크슛을 터뜨린다는 말이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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