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0일 이후 열리는 전국의 마라톤 대회는 40개. 일부는 이미 마감했지만 지금 신청해도 되는 대회도 아직 많이 남았다.(표 참조)
42.195km 풀코스 뿐 아니라 5km, 10km, 하프코스 대회도 있으므로 마라톤 완주를 꿈꾸는 초보자들도 도전할 만하다.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라톤을 경험하는 것과 경험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인생 자체의 색깔이 달라져 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뭔가 인간 존재에 깊숙이 와 닿는 것이 있다”며 마라톤을 상찬했다.
마라톤을 사랑한 나머지 ‘달리기와 존재’라는 책까지 냈던 미국의 심장 전문의 조지 쉬한 박사는 자신이 달리는 이유에 대해 “나는 전날 이뤘던 내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달린다. 여기에는 내가 다음날 맞이할 나 자신을 보호하려는 욕망이 함께 한다. 달리지 않는다면 내가 이뤄온 모든 것과 내가 얻을 수 있는 자신을 한꺼번에 잃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마(魔)의 35km’ 지점을 지나 본 사람이나 할 수 있는 말이다. 마라톤 전용 운동화가 있는지도 몰랐던 초보 러너들에게는 너무 난해한 이야기다.
풀코스 완주는 꿈도 꾸지 못할 초보자들은 착실하게 짧은 거리부터 시작해서 점차 거리를 늘려가야 한다. 올가을에는 5km를 달리는 대회도 적지 않다. 즐겁게 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조지 쉬한 박사는 초보자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했다.
“달리면서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는 속도로 일주일에 네 번, 30분 정도 달린다. 수분을 많이 섭취한다. 목이 마를 때는 마셔야 한다. 보폭을 너무 넓게 하거나 쿵쿵 뛰듯이 달리지 않는다. 추울 때는 서너 장의 면이나 양모로 된 셔츠를 겹쳐 입는다. 그 중 하나는 목까지 올라오는 것이 좋다. 감기가 들었을 때는 최소한 사흘 정도 쉰다. 다쳤을 때는 수영이나 걷기, 자전거 타기를 한다.” 집 근처에서 달리는 연습을 꾸준히 해온 초보자들이 대회에 처음 나갔을 때 하기 쉬운 실수들이 몇 가지 있다.
동호회 회원들과 같이 뛰는 것은 좋지만 세 명 이상이 나란히 뛰거나 걷는 것은 피한다. 풀어진 신발 끈을 다시 매려면 길 바깥으로 나오고 뒤에서 “실례합니다”, “지나갑시다” 같은 소리가 들리면 길을 양보한다.
‘천천히 달려라’의 저자 존 빙햄은 초보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달리는 사람들은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았다.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지도 않고 훈련에 똑같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할 수도 없다. 좋든 싫든 우리는 각자 독특하다. 생각해 보라. 빨리 달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기록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던가? 천천히 달리는 사람들은 언제나 미소를 얼굴에 머금고 있지 않던가?”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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