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들이 활개치는 프로축구에서 김도훈(33·성남 일화·사진)은 ‘토종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김도훈 스스로도 이런 책임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8일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득점포 불발로 정규리그 최다골 기록 경신이 미뤄진 김도훈. 이날 마그노(27·전북 현대)가 2골을 몰아치며 공동 선두로 따라붙자 그는 다시 전의를 불태웠다.
김도훈과 마그노. 나란히 21골을 넣으며 94년 윤상철(LG)이 세운 프로축구 정규리그 최다골 기록과 타이를 이룬 두 선수는 12일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신기록을 놓고 외나무다리의 대결을 펼친다.
김도훈과 마그노는 스트라이커로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 5일 안양 LG전 해트트릭 등 올 시즌 두 번의 해트트릭(개인 통산 4번)에서 보이듯 김도훈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움베르토 쿠엘류 국가대표팀 감독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그동안 외면했던 김도훈에게 결국 태극마크를 달아준 것도 그의 ‘킬러 자질’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문제는 김도훈이 12일 골을 넣지 못할 경우 남은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 김도훈은 주말 경기를 끝으로 13일 아시안컵 2차 예선 2라운드를 위해 오만으로 떠난다.
반면 마그노는 이날 골을 못 넣어도 15일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 김도훈보다는 유리한 입장. 최근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막판 뒤집기에 나선 마그노는 “득점 감각이 완전히 살아났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할 만큼 여유가 넘친다. 지난 시즌까지 브라질 명문 플루미넨세에서 활약했고 2001년에는 브라질리그 득점왕에 올랐을 만큼 득점 감각은 세계적 수준.
따라서 김도훈은 12일 경기에서, 그것도 마그노보다 먼저 골을 넣어야 신기록의 주인공으로 토종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다. 김도훈이 외나무다리의 대결에 축구인생까지 건 것은 그래서다. 그는 10일 “차분히 마음을 정리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도훈-마그노 비교표 | ||
김도훈 | 비교 | 마그노 |
33 | 나이 | 27 |
1m82, 77kg | 신체조건 | 1m76, 71kg |
0.64 | 경기당 평균 골 | 0.58 |
2 | 상대팀간 골 | 1 |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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