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4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신생팀 SK가 한 수 위로 평가된 삼성과 기아에 파죽의 5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
12일 인천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 SK와 기아의 플레이오프 3차전. 지난해 올스타전을 제외하고 홈팀의 경기로는 문학구장 개장 2년 만에 처음으로 3만400명의 만원 관중을 끌어 모은 SK의 상승세는 하늘을 찔렀다.
광주에서 팽팽한 투수전을 연승으로 이끌었던 SK는 이날 기아 마운드를 초반부터 맹폭하며 10-4, 방망이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1회말 조원우의 2루타와 이진영의 홈런으로 가볍게 2점을 선취. 2회초 이재주에게 2점 홈런, 3회초 홍세완에게 적시타를 맞아 2-3의 리드를 내줬지만 SK는 곧 이은 3회말 이진영 김기태 이호준의 연속 안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계속된 무사만루에서 정경배의 희생플라이로 역전했다. 이어 2사 2, 3루에선 왼손 대타 양현석이 기아 바뀐 투수 신용운을 상대로 2타점짜리 오른쪽 안타를 날려 점수차를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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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으로 앞선 SK는 4회말에 김기태의 적시타로 1점을 더했고 계속된 2사 1, 3루에서 박경완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쐐기 3점포를 터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을 비롯해 3경기에서 10타수 8안타 2볼넷 2타점 3득점의 맹타를 과시한 이진영은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한편 SK 조범현 감독은 데뷔 첫해에 포스트시즌 5연승을 거둔 최초의 사령탑이 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준플레이오프부터 5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오른 것도 90년 삼성 이후 13년 만에 처음. 정규시즌 4위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것은 90년 삼성, 96년 현대, 2002년 LG에 이어 네 번째다.
반면 기아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7전4선승제로 벌어지는 현대와 SK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17일 오후 6시 수원구장에서 열린다.
▼감독 한마디▼
▽SK 조범현 감독=선수들이 큰 경기에 약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놀랄 정도로 집중력이 좋았고 이기려는 의지가 높았다. 기아선수들의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이 나에겐 행운이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경기마다 결승전을 치르는 마음으로 임했다. 현대는 투수나 타자 모두 고른 기량을 가진 점이 장점이다. 선발로테이션에 변화를 주겠다. 타순은 현대가 어떤 투수를 내놓느냐에 따라 그때그때 결정하겠다.
▽기아 김성한 감독=주축 선수들의 플레이가 살아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할 말이 없다. 어차피 감독이 책임지는 것 아닌가. 포스트시즌을 또 맞이한다면 잘 할 수 있을 텐데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다. 선수들의 몸이 너무 굳어 있었다. 1, 2차전에서 공격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무너진 게 뼈아프다. 3차전에 와서야 선수들의 타격감각이 살아났는데 이번엔 투수들이 제 역할을 못했다.
인천=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전 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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