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진원지는 인천 SK 와이번스와 플로리다 말린스. 한국시리즈와 월드시리즈에 나란히 진출한 두 팀은 여러모로 ‘닮은 꼴’이다.
우선 만년 하위 팀이었다가 일약 강팀으로 변모한 점이 같다. 2000년 창단된 SK 와이번스는 경험부족과 얇은 선수층으로 그동안 한번도 포스트시즌 그라운드를 밟아보지 못했고 플로리다 말린스는 97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주전들을 몽땅 팔아치운 뒤 하위권을 전전했던 팀.
하지만 SK는 채병용 제춘모 이승호 등 마운드의 ‘영건’들이 성장해 올해 활짝 꽃을 피웠고 플로리다 말린스 역시 젊은 팀으로의 변신에 성공해 드디어 결실을 보게 됐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까지의 과정도 비슷하다. SK는 66승 3무 64패로 5할 승률을 간신히 넘으며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턱걸이 한 뒤 강팀들을 연파하고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플로리다 말린스는 내셔널리그 동부조 2위였지만 각조 2위 팀 중 최고 승률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포스트시즌에 참가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카고 컵스를 연파하고 월드시리즈 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 팀 모두 다른 팀들이 얕본 ‘다크호스’였던 셈.
양 팀의 리더 역시 ‘닮은 꼴’. SK는 올해 총 19억원의 거액을 들여 현대 포수였던 박경완을 스카우트했고 플로리다는 재정이 넉넉지 못함에도 930만 달러(약 110억원)짜리 고액 연봉의 텍사스 레인저스 출신 이반 로드리게스를 데려왔다.
강한 어깨와 일발장타의 능력을 보유한 포수 박경완과 로드리게스는 포스트시즌에서 리더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팀을 이끌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 SK는 예상을 깨고 정규리그 1위 현대에 2승1패로 앞서있고 플로리다 역시 적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1,2차전에서 1승1패로 균형을 이뤘다. 이들의 돌풍은 언제까지 이어질까.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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