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라커룸]“심정수 어깨가 무서워”

  • 입력 2003년 10월 21일 2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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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 심정수의 어깨가 현대를 살렸다.

한국시리즈 4차전 3-3 동점인 4회말 SK의 공격. 1사 1루에서 3번 이진영이 우익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를 날렸다. 1루 주자 조원우가 홈까지 쇄도해 충분히 살 수 있었던 타구.

하지만 SK 이광길 3루 코치는 두 팔을 번쩍 치켜들어 홈을 향해 뛰던 조원우에게 ‘스톱’ 사인을 냈다. 이 코치가 조원우를 막은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우선 타구를 잡은 현대 우익수가 국내에서 어깨가 가장 강한 심정수였기 때문. 그의 뛰어난 송구 능력을 감안했을 때 ‘위험한 도박’을 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다음타자가 앞선 타석에서 두 차례나 안타를 때려내 타격감이 좋았던 김기태였기 때문에 1사 2, 3루의 기회를 이어가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이 판단은 들어맞지 않았다. 김기태가 내야땅볼로 아웃됐고 이호준도 내야뜬공으로 물러나 1사 2, 3루에서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했기 때문. SK로선 경기를 주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강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상대를 겁나게 해 추가실점을 막은 심정수. 3차전까지 11타수 1안타로 맥을 못 춘 그는 이날 타격에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을 거두며 공수에서 ‘일등공신’이 됐다.

인천=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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