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2006년 12월 31일까지 3년간 프로축구 수원 삼성을 이끌 차범근 감독(50)은 말을 아꼈다.
아들 차두리(프랑크푸르트)의 경기를 보기 위해 독일에 다녀온 차 감독은 24일 인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삼성구단의 제의를 받고 가족들 때문에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너무 쉬면 감독하기 싫어질까 봐 수락을 결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98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참패 후 5년 만에 국내 그라운드로 돌아온 차 감독은 “98년의 악몽 때문에 다시 현역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아이들의 반대가 심했다. 그러나 그 일로 많이 느끼고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또 91∼94년 현대 감독 시절을 회고하며 “선수생활에서 은퇴한 뒤 곧바로 감독이 돼 서툴렀고 다소 실패한 부분이 있었다. 당시의 경험은 앞으로 감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감독은 5년 전 ‘프로축구계에 승부 조작이 있다’고 폭탄선언을 한 것에 대해선 “굳이 할말이 없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의 흐름에 맞게 축구계가 건전해지고 건강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흔히 스타플레이어는 스타 감독이 되지 못한다고 하지만 스타플레이어로 활약한 것은 감독 생활에 좋은 경험이 된다. 단 선수들을 자신의 눈높이에만 맞추려 들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차 감독은 “축구는 팬들을 즐겁게 해야 한다. 요즘 세계축구가 너무 빨라졌고 전술도 고도로 발전했다. 그 흐름에 맞는 팀을 만들어 팬들을 신나게 하겠다. 수원은 잘 관리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인천공항=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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