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월드시리즈는 이변을 택했다…플로리다 우승

  • 입력 2003년 10월 26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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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사후 뉴욕 양키스 호르헤 포사다의 빗맞은 타구가 1루 베이스 라인을 따라 힘없이 굴러갔다. 플로리다 말린스 투수 조시 베켓은 이 공을 직접 잡아 타자를 태그한 뒤 두 팔을 높이 치켜들었다.

‘가을의 전설’은 이변을 택했다.

창단 11년째의 신생팀 플로리다가 ‘거함’ 양키스를 꺾고 9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애너하임 에인절스에 이어 2년 연속 와일드카드 팀(지구 우승팀을 제외한 각 리그 최고 승률 팀)의 우승.

플로리다가 3승2패로 앞선 가운데 26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 6차전. 이날 단 1승을 올린 것만으로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플로리다 3년생 선발 베켓(23)은 22일 3차전 패배 후 사흘밖에 쉬지 않은 상태. 그러나 그는 9회까지 최고 97마일(156km)의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며 탈삼진 9개에 5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2003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베켓의 별명은 ‘리틀 로켓.’ 같은 텍사스 출신이자 올 월드시리즈를 끝으로 은퇴하는 양키스의 42세 노장 로저 클레멘스를 우상으로 섬기며 야구에의 열정을 키웠기 때문. ‘로켓 맨’ 클레멘스처럼 불같은 강속구를 던진다는 점에서도 닮았다.

최종 6차전은 팽팽한 투수전이 계속됐지만 5회 알렉스 곤살레스의 신기에 가까운 홈 슬라이딩에 의해 승부가 갈렸다.

0-0으로 팽팽하던 5회 2사 1, 2루. 루이스 카스티요의 짧은 오른쪽 안타 때 2루주자 곤살레스가 홈을 파고 들었지만 우익수 카림 가르시아가 곧바로 잡아 홈 송구를 했고 타이밍 상으로는 아웃 상황. 그러나 곤살레스는 절묘하게 몸을 비틀며 양키스 포수 포사다의 블로킹을 피해 손으로 다이아몬드를 찍었다.

이어 플로리다는 1-0으로 앞선 6회에는 제프 코닌이 최고 유격수로 불리는 데릭 지터의 실책으로 나간 뒤 볼넷과 희생번트로 계속된 1사 2, 3루에서 후안 엔카르나시온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는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100번째 월드시리즈 경기. 그러나 양키스는 이 기념비적인 경기에서 81년 LA다저스에 우승을 빼앗긴 이후 7차례 월드시리즈 만에 처음 상대 팀이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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