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동아경주마라톤 영광의 얼굴들

  • 입력 2003년 10월 26일 18시 27분


●감기로 최고기록 못내…남자 풀코스 우승 김영복씨

“매 주말 지리산에서 함께 훈련한 동료들과 물심양면으로 마라톤 팀을 밀어주신 김평기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풀코스 남자 부문 우승자인 김영복씨(23·사진)는 4일전 걸린 감기 때문에 더 좋은 기록을 못 냈다고 아쉬워했다. 김씨는 충남 체육고 시절 3000m 선수로 뛰었지만 마라톤은 올해 ㈜위아에 입사하면서부터 시작했다. 김 사장이 회사 마라톤 팀을 육성하기 위해 김씨를 특별 채용한 것.

김씨는 “앞으로 계속 도전해 마스터스 최고 기록을 깰 계획”이라 밝혔다.

●20년간 매일 10㎞ 등산…여자 풀코스 우승 진애자씨

“마라톤은 인생하고 똑같습니다. 수많은 고비가 있지만 그 순간을 이기고 완주하면 삶의 활력소가 되지요.”

풀코스 여자 부문 우승자인 진애자씨(44·대구 북구 관음동·사진)는 지난해 4월부터 마라톤을 시작한 초보 마라토너. 그러나 20여년이 넘게 하루에 10km이상씩 등산을 하며 단련된 체력 덕택에 벌써 풀코스 우승만도 세 번째.

3시간9분29초로 이번 대회에서 최고기록을 세운 진씨는 남편 임연섭씨(47)가 권한 식이요법의 덕을 크게 봤다며 활짝 웃었다.

●‘봉달이’덕에 덩달아 유명세…남자 하프코스 우승 이봉주씨

“이봉주 선수를 좋아하는데 우승해 더 기쁘네요.”

하프 부문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이봉주씨(35·부산 현대마라톤동호회·사진). 고교와 대학 때 육상선수로 활동했던 그는 마라톤 스타 이봉주와 이름이 같고 체격조건까지 비슷하다. 그래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면 늘 주위의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고.

부산 해운대 성문학원 직원인 이씨는 “내년에는 풀코스에 꼭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투구 모양 트로피 맘에 들어…여자 하프코스 우승 배정임씨

“투구 모양 우승 트로피가 아주 마음에 들어요.”

하프 부문 여자부 우승자인 배정임씨(38·김해 연지마라톤클럽·사진)는 “완주하는 게 목표였는데 막상 뛰어보니 오기가 생기더라”며 기뻐했다. 1남1녀를 키우는 가정주부인 배씨는 지난해 1월부터 살을 빼고 싶어 마라톤을 시작했다고. 마라톤을 잘하기 위해서는 달리기 못지않게 복근운동이 중요하다는 게 배씨의 주장. 그는 “윗몸 일으키기를 하루 500회씩 꼬박꼬박 한 뒤 뛰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엔 풀코스 도전할것…남자 10km 우승 김광호씨

“내년엔 풀코스에 도전할 겁니다.”

남자 10km에서 우승한 김광호씨(29·사진)는 고등학교 때까지 중장거리 선수 생활을 한 ‘준 프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살다보니 건강이 너무 악화돼 올 3월부터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올해만 10km를 7번 뛰어 세 번이나 우승했다. 10km 최고기록은 32분10초. 하프코스는 단 한번 뛰어 1시간13분30초. 내년에는 국내 마스터스 풀코스 마라톤 정복이 목표.

●만년 2,3위 한 풀었어요…여자 10km 우승 추순남씨

“첫 우승을 동아일보경주오픈마라톤에서 하게 돼 너무 기뻐요.”

여자 10km에서 우승한 추순남씨(46·사진)는 하프코스가 버거워 최근 들어 10km만 뛰고 있다. 하프코스 최고기록은 1시간35분30초, 10km는 42분41초로 상위그룹. 그동안 각종대회에 출전했지만 번번이 2, 3위권에 머물렀다. 마라톤 경력은 3년.

‘즐기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힘들고 힘이 부친 풀코스나 하프코스보다는 10km에서 마라톤의 묘미를 찾고 있다고.

●회사내 마라톤클럽만 20개…동호회 대항전 우승 (주)위아

동호회 대항전에서 우승한 ㈜위아는 ‘마라톤으로 하나 되는 기업.’

참가자 10명중 상위 5명의 기록이 평균 2시간50분58초로 마라톤 동호인들의 꿈인 3시간이내 기록을 자랑한다.

위아의 기업 정신은 마라톤. 사내에 마라톤 클럽만도 20개가 있다. 대부분의 사원들이 일과가 끝난 뒤 모여 달린다. 매년 사내에서 10km와 하프코스로 펼쳐지는 마라톤 대회를 4차례 개최해 사원들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위아는 모기업 기아의 부도로 기아중공업이 현대자동차로 넘어가면서 바뀐 이름. 서로 다른 기업 문화를 극복하고 사원들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김평기 사장이 99년 마라톤대회를 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달리는 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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