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동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금호생명컵 2003한국실업배구대제전. 이경수 스카우트에 따른 다른 팀들의 반발로 그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던 LG화재는 ‘거포’ 이경수(24득점)의 막강 공격력과 라이트 김성채(15득점), 국내 최고령 선수인 세터 함용철(33)의 노련한 경기운영을 앞세워 삼성화재에 3-1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LG화재가 삼성화재를 누른 것은 98년 12월2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슈퍼리그 1차전에서 3-1로 승리한 이후 4년 10개월만. 막강전력의 삼성화재가 진 것은 지난해 11월 제주전국체전에서 현대캐피탈에 패한 뒤 1년여 만이다.
LG화재는 이날 막강 블로킹을 앞세워 첫 세트부터 기선을 잡았다. 김세진과 장병철이 버틴 삼성화재의 오른쪽 공격라인을 막는데 초점을 맞추고 1m95 이상의 선수들을 전면에 배치, 블로킹 벽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삼성화재는 1세트 김세진을 앞세우고도 잦은 범실로 LG화재에 22-25로 뒤지자 2세트 들어 장병철을 투입하며 반전을 기했고 26-24로 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LG화재는 고비에서 무너지던 ‘예전의 팀’이 아니었다. 착실한 블로킹으로 삼성화재의 공격 예봉을 차단한 LG화재는 이경수와 김성채, 손석범의 강스파이크가 작렬하며 점수차를 벌린 끝에 3세트를 25-20으로 마무리한 뒤 4세트 들어 함용철의 절묘한 토스가 위력을 발휘하며 25-17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허리부상에서 회복한 이경수는 “오늘 원 없는 경기를 펼쳤다”며 “앞으로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말로 활약을 예고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우리가 앞선 게 하나도 없다”고 완패를 인정했고 공정배 한전 감독은 “배구계 드림팀이 뜬 것 같다”고 LG화재의 선전을 평가했다.
동해=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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